기형도1 나는 나란 있음이 그립다 (일간유대칠 9호 2020.01.22) 나는 나란 있음이 그립다 유대칠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 씀 빈집 기 형 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아니 있음'에서 '있음의 간절함'을 마주한다. '있음의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이미 아니 있지만, 있는 듯이 나를 지배한다. 사랑은 '더불어 있음'의 순간보다 사라진 이후 더 강하게 그 있음의 향을 드러낸다. 나란 있음은 있어야 할 것의 아니 있음 가운데, 그 있음을 그리워하는 서글픈 '홀로 있음'이다. 철학의 시작은 이와 같다. 마땅히 있.. 2020. 1.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