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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독서교실21

철학, 조금도 고상하지 않은 지금 여기 현실의 아픔에 아파하는 지혜이면 좋겠다. (유대칠의 슬기네 집) 각자 자기 이야기하면 됩니다. 나와 다른 생각이라면 그냥 나와 다른 그와 내가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하면 된다. 그냥 다른 거지 그가 틀렸다고 단언하지 않으면 된다. "너는 틀렸어! 이게 답이야!" 이런 식의 이야기하지 않으면 된다. "너는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해" 그냥 그러고 서로 다른 생각을 확인하면 된다. 굳이 승자와 패자가 필요하진 않다. 그냥 자기 생각에선 자기가 승자라고 생각해도 굳이 승자라는 개념으로 자신을 묶을 필요는 없다. 그렇게 살면 스트레스받는다. 승자란 개념으로 웃고 있어도 패자가 될 불안감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제법 많은 관념 다툼은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정답인 그런 것도 없다. 나는 과거 어느 철학자도 사실 절대적인 진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나보다.. 2024. 4. 27.
무엇이든 열심히 하자... 내 철학 애씀도 조금 더 쓸모 있으면 좋겠다. 나는 소장으로 하루를 보냈다. 세 명에게 할 일을 각각 분담하고 상황에 따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도 정하고 언제 쉬어야 할지도 정하고 나를 포함해 일하는 이들이 지키지 않게 말이다. 몇 번 나는 온전히 소장의 일을 했다. 필요한 장비를 렌탈하고 렌탈을 위해 용달을 사용하고 비용을 사용하고 비용을 청구하고... 이렇게 나는 철거의 본류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나는 온전히 진짜는 아니다. 그만한 기술도 없고 그만한 경험도 없으니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많은 일을 했어야 했는데... 그 일을 다 하지 못하고 3월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중세 철학은 열심히 했지만 남의 눈엔 항상 출발선 어딘가에서 제대로 출발 못하고 서성이는 부족한 무엇이었고, 철거도 비슷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에 더 .. 2024. 3. 29.
오늘, 함석헌 읽기: 씨알의 철학. 습작 1 (유대칠의 함석헌철학교실) 씨알의 철학. 습작 1 유대칠 씀 “사실이란 내 주관과는 관계없이 따로 서서 객관적으로 뚜렷이 있는 것이라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실에는 주관의 렌즈를 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 사실이란 없다. 어려운 철학이나 심리학의 설명은 그만두고라도 상식으로라도 그런 것이 있을 수 없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주관을 막아내는 사실이란 있을 수도 없고 또 있다 가정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살림과는 아무 관련을 가지지 않는 것이요, 따라서 역사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2002), 42쪽 “사실의 자세한 기록은 전문가의 일이다. 그들의 역사는 사실의 역사, 기술의 역사, 연구의 역사다. 그러나 씨알은 그것보다도 해석의 역사, 뜻의 역사를 요구한다. 세계의 밑을 흐르고.. 2024. 3. 24.
가립(假立): 진실치 못한 것을 진실로 믿고 산다면. (유대칠 낱말묵상) 가립(假立) : 진실치 못한 것을 진실로 믿고 산다면. 우리가 믿는 모든 건 영원하지 않습니다. 있다가 사라질 겁니다. 사라지지 않는 건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없던 것이 생긴 것이고 다시 없어질 겁니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린 사라져 버릴 것에 뜻을 품고 살아갑니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말입니다. 마치 나를 참으로 행복하게 할 것처럼 말입니다. 오직 그것만 가지면 혹은 그것에 이르면 모든 게 이루어질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건 없습니다. 그것을 향한 우리의 욕심이 오히려 우린 불행하게 할 뿐입니다. 가립(假立, prajñapti) 혹은 가설(假設)이란 말이 있습니다. 임시로 세워둔다는 말입니다. 잠정적으로 그렇게 정해두었다는 말입니다. 영원토록 존재하지 않는 걸 우린.. 2024.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