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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철학교실27

무엇이든 열심히 하자... 내 철학 애씀도 조금 더 쓸모 있으면 좋겠다. 나는 소장으로 하루를 보냈다. 세 명에게 할 일을 각각 분담하고 상황에 따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도 정하고 언제 쉬어야 할지도 정하고 나를 포함해 일하는 이들이 지키지 않게 말이다. 몇 번 나는 온전히 소장의 일을 했다. 필요한 장비를 렌탈하고 렌탈을 위해 용달을 사용하고 비용을 사용하고 비용을 청구하고... 이렇게 나는 철거의 본류에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나는 온전히 진짜는 아니다. 그만한 기술도 없고 그만한 경험도 없으니 아직 많이 부족하다. 더 많은 일을 했어야 했는데... 그 일을 다 하지 못하고 3월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다. 중세 철학은 열심히 했지만 남의 눈엔 항상 출발선 어딘가에서 제대로 출발 못하고 서성이는 부족한 무엇이었고, 철거도 비슷하지만 그래도 우리 사회에 더 .. 2024. 3. 29.
오늘, 함석헌 읽기: 씨알의 철학. 습작 1 (유대칠의 함석헌철학교실) 씨알의 철학. 습작 1 유대칠 씀 “사실이란 내 주관과는 관계없이 따로 서서 객관적으로 뚜렷이 있는 것이라 하지만, 우리가 아는 사실에는 주관의 렌즈를 통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객관적 사실이란 없다. 어려운 철학이나 심리학의 설명은 그만두고라도 상식으로라도 그런 것이 있을 수 없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일이다. 주관을 막아내는 사실이란 있을 수도 없고 또 있다 가정하더라도 그것은 우리 살림과는 아무 관련을 가지지 않는 것이요, 따라서 역사의 대상이 되지도 않는다.” 『뜻으로 본 한국역사』, (한길사, 2002), 42쪽 “사실의 자세한 기록은 전문가의 일이다. 그들의 역사는 사실의 역사, 기술의 역사, 연구의 역사다. 그러나 씨알은 그것보다도 해석의 역사, 뜻의 역사를 요구한다. 세계의 밑을 흐르고.. 2024. 3. 24.
인도의 철학 1장 인도의 철학 강의를 위한 서론 (유대칠의 슬기네집 대구독서논술, 성인, 초중고, 독서글쓰기교실) 인도의 철학 : 유대칠이 쓴 강의록 유대칠 (한국현대사상연구소) [2002년 인도의 철학 강의록을 토대로 지금 유대칠의 어투로 수정하여 공유함] 1장 인도의 철학 강의를 위한 서론 철학은 보편적이지만 개체적 지혜일 때 살아있는 힘을 가진다. 그저 보편적이기만 한 것은 구체적인 삶에서 때론 그저 뻔한 이야기이고, 때론 그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니 철학은 보편적이지만 그 철학이 등장하고 살아가는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개체적 지혜로 살아있어야 한다. 하지만 보편 역시 무시할 순 없다. 철학의 보편성은 철학이 궁리하는 그 물음에서 구할 수 있다. 언제 어느 때의 철학도, 어느 곳의 철학도, 모두 “어찌 살아야 잘 살 수 있는가”를 궁리한다. 고대 철학도, 중세와 근대 그리고 현대의 철학도 .. 2024. 3. 16.
가립(假立): 진실치 못한 것을 진실로 믿고 산다면. (유대칠 낱말묵상) 가립(假立) : 진실치 못한 것을 진실로 믿고 산다면. 우리가 믿는 모든 건 영원하지 않습니다. 있다가 사라질 겁니다. 사라지지 않는 건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없던 것이 생긴 것이고 다시 없어질 겁니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린 사라져 버릴 것에 뜻을 품고 살아갑니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말입니다. 마치 나를 참으로 행복하게 할 것처럼 말입니다. 오직 그것만 가지면 혹은 그것에 이르면 모든 게 이루어질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건 없습니다. 그것을 향한 우리의 욕심이 오히려 우린 불행하게 할 뿐입니다. 가립(假立, prajñapti) 혹은 가설(假設)이란 말이 있습니다. 임시로 세워둔다는 말입니다. 잠정적으로 그렇게 정해두었다는 말입니다. 영원토록 존재하지 않는 걸 우린.. 2024. 1.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