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철학6 가족도 우리가 되지 못했다. (부모철학 2020 07 20) 친구가 그렇게 친하던 어머니와 크게 싸우고 다시 보지 않는다. 친구는 수능도 잘 쳤지만, 가난한 집의 장녀라는 이유로 전문대를 갔다. 그리고 졸업을 하곤 홀로 있는 어머니에게 자신이 번 돈을 모두 드렸다. 나는 그때도 반대했지만 그는 불쌍한 어머니라고 자신이 도와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주변에 돈놀이를 잘 하는 친구를 둔 어머니는 대출을 받고 이래 저래 아낀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 등등 결국 집을 3채로 불렸다. 비싼 집은 없지만 말이다. 친구의 생각과 달리 아버지의 사망 보험금도 있었고, 그 이외 딸이 모르는 집의 돈이 어느 정도 은행에 있었던 모양이다. 친구는 약간의 배신감이 들었지만 참았다. 고생하며 살았으니 그 정도 누릴 수 있다고 말이다. 그냥 산술적 계산을 해도 3채 가운데 한.. 2020. 7. 20. 부모를 위한 철학 5 나는 나의 아이들을 잘 모른다. 내가 온전히 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래서 내가 아는 나의 아이들로 나의 아이들을 만들려는 순간, 나는 아이들을 식민 지배 하는 침략군이 될 수 있다. 아이들은 나의 눈치를 볼 것이고, 나의 기대치에서 자신의 기쁨을 찾을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즐기는 것에 대하여 부모의 검열을 당연시 할지 모른다. 어쩌면 너무나 당연해 보이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존재, 엄청난 가능성의 존재는 부모의 관념 속에서 구속된 초라한 존재가 되어 버린다. 나를 너무나 잘 알던 한 친구는 내가 닭을 먹지 않는 시간을 잘 알았다. 그것을 아는 친구는 많지 않다. 나는 강의 전에 닭을 먹지 않는다. 집에서 가족들과 있으면 닭을 즐기지만 밖에 나와 학원 강의를 하거나 이런 저런 일을 할 때, .. 2020. 6. 23. 부모를 위한 철학 4 제법 큰 덩치지만 그는 항상 죄인 처럼 보였다. 그의 어버지는 나에겐 자상한 아저씨였지만, 그에겐 무서운 아버지였다. 평생 힘들게 일군 작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 자부심이 너무 커서인지 아들의 능력으로는 그 회사를 이어가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만난 그는 그렇게 계속 아버지의 옆에서 보조로 몇 년을 있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다. 짐을 나르고 짐을 지키고... 아저씨는 단 한 번도 그를 좋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는 단 하루도 제대로 놀지 못하고 일을 했다. 하지만 그 마을에선 누구나 알듯이 아저씨는 부자였고, 그 부자라는 말에 능력도 포함되어 있었다. 아버지의 능력만큼 그는 자신을 평가하지 않았다. 자신은 그저 짐을 나르고 짐을 지키고 운전을 하는 사람이었다. 부자 .. 2020. 6. 14. 부모를 위한 철학 3 결혼 전 일이다. 학원에서 영어 강사를 할 떄다. 학원의 국어 선생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었다. 엄청나게 준비하고 엄청나게 잘 강의했다. 평소, 조금 무서운 얼굴이지만, 강의만 하면 코미디언 같기도 했다. 유리창 넘어 본 그 선생의 모습은 과연 같은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다른 선생들은 그를 조금 싫어했지만, 나는 그를 싫어할 이유가 없었다. 단지 그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는 학원에서 그와 가장 친한 사람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그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강의 전 무서운 얼굴은 머리 속에서 강의를 리허설하는 것과 같았다. 지역 고등학교 내신 문제의 경향을 파악하고 학생들 이해를 위해 무척이나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학원이 아니라, 학교에서 선생을 하고 싶어 했지만, 당장 그의 .. 2020. 6. 13.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