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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론 강의

존재론(Ontologia) 강의 1 - 있는 것(존재자)에 대하여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 12.

De Ente - 있는 것에 대하여 

 

Art. 1 ‘있는 것’의 뜻

 

‘있는 것’의 뜻 (Definitio entis)

 

‘있는 것’(ens)은 ‘있기’(esse)로 인하여 드러나는 것이다. ‘있는 것’은 ‘있기’에 한 몫을 함으로 가능한 것이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있는 것’은 ‘있다’라는 인도유럽어족의 동사에 한 몫을 함으로 유의미한 기능을 수행하다. 또 다르게 설명하면 ‘무엇 인 것’은 ‘이다’라는 인도유럽어족 동사에 한 몫을 함으로 유의미한 기능을 수행한다. 인도유럽어족의 동사에서 ‘이다’와 ‘있다’는 같은 단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달리는 사람’은 ‘달리기’에 의하여 ‘달리는 것’으로 드러난다. 누군가가 ‘달리기’에 참여하지 않으면, 그 가운데 한 몫을 하지 않으면 ‘달리는 사람’이 될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 역시 ‘사랑하기’에 한 몫을 할 때, 참여할 때 ‘사랑하는 사람’으로 드러난다. 그와 같은 맥락에서 ‘있는 것’는 것은 ‘있기’에 참여할 때, 그 가운데 한 몫을 차지할 때, ‘있는 것’으로 드러난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있는 것’과 ‘있기’, 즉 ‘존재자’와 존재’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다.

 

‘있는 것’이란 말은 필시 ‘있기’(esse)와 ‘이기’(essentia=무엇임)로 나뉘어진다. 하나의 사물을 두고 일어나는 질문의 방식이 다르다. ‘있는가’를 묻는 물음은 ‘존재’, 즉 ‘있기’에 대한 물음이고, ‘무엇인가’에 대한 무엇은 ‘본질’, 즉 ‘이기’에 대한 물음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있는 것은 항상 “무엇으로 있다.” 존재는 항상 무엇임 혹은 본질을 현실적인 존재의 영역으로 드러나게 하는 일종의 ‘행위’다. 본질은 ‘그것을 통해 어떤 것이 그 ‘무엇임’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순수한 ‘있기’는 무엇으로 ‘이기’가 아니다. 그래서 본질을 가지지 않는다. 그저 순수하게 있다. 본질, 즉 무엇임은 존재, 즉 ‘있기’를 통하지 않으면 존재론적으로 유의미한 무엇으로 있을 수 없다. 그렇게 존재자, 즉 ‘있는 것’은 존재와 본질, 즉 ‘있기’와 ‘무엇임’ 혹은 ‘이기’로 구성되어 있다. 존재와 존재자의 차이, 있기와 있는 것의 차이는 여기에도 있다. 있기는 무엇임이 없다. 순수하게 있기로 있다. 그러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무엇으로 존재한다. 무엇임, 즉 본질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이 있는 것은 있기와 이기, 즉 존재와 본질로 구성된다. 

 

“있는 것은 류개념이 아니다.”

 

‘있는 것’은 정의되는 것이 아니다. 정의는 류개념과 종차가 있어야 한다. 즉 인간은 ‘동물’이란 류개념과 ‘이성적’이란 종차로 정의된다. ‘이성적 동물’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있는 것’은 모든 것을 내포하며, 종차 마저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상위개념인 류개념을 가지지 않는다. 있는 것, 그 상위의 류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논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정의를 위한 조건인 류개념과 종차를 가지지 않게 된다. 그러니 논리학에서의 정의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존재자는 정의될 수 없다. 존재자는 류개념도 아니다. 

 

유대칠 씀

 

2020년 1월 11일

(이 강의록의 원본은 22살에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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