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철학이 우리 사회의 이론에 집중했지만 그 철학의 이론이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실용성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식의 논리는 철학이 자본 성공의 무기가 되어야한다는 논리의 고상한 표현 정도라고 생각한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대학의 철학은 이론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이론을 잘 익히고 이해하는 것이 철학노동자의 일이 아니다. 생산해야한다. 이론을 생산해야 한단 말이다. 그러나 우린 우리의 이론을 만들었는지 돌아보어야한다. 실용의 문제에 들어서기 전에 우선 실용할 그 이론이 있는가 말이다. 철학은 자본주의에 타살된 것이 아니라, 잘못된 자기 안주 속에서 그냥 죽은 것이다. 자살도 아니다. 의식으로 스스로 결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자기 안주 속에서 스스로 썩어 죽은 것이다.
사관 없는 철학사가 가득하다.
자기 생각 없는 철학사가 객관적 사실이라 믿는 이들이 가득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철학자의 빠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철학인줄 아는 이들이 어니 한 둘인가 말이다.
그의 책을 읽으면 그 책으로 저자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백지의 머리 속에 그의 생각과 논리를 채우고 결국 그가 되려고 한다. 그런 철학은 이 곳에 필요 없다 하면 그 철학자의 나라가 아닌 이곳은 저질이라며 조롱질하는 자칭 철학자가 어디 한 둘인가 말이다.
대학 안 철학은 이론을 만드는 곳이 아니라, 연구비를 받기 위한 곳이다. 사업단의 공간이다. 그런데 그러지 않으면 철학과가 필요 없다는 세상이다. 철학과도 돈을 벌어야 한다. 그래야 대학원생도 들어오고 유지가 된다. 철학과는 돈의 노예다. 연구비의 노예다. 대학 밖의 철학도 그렇다고 크게 희망적이지 않다.
지금 여기에 이론이 있는가...
대학이 현실의 실용성을 위한 이론을 만들지 못한 것이 아니라,
여기이는 이론이 없다.
개념이 없다.
대학 안이든 밖이든 결국 철학도 돈의 노예가 되어 있다.
이게 싫으면 어쩌나...
아이고... 나도 참... 답이 없다.
부자들 귀에 달콤한 이야기로 먹고 살지 않고
가난하고 힘 없는 여럿의 작은 응원의 힘, 그 힘으로 나도 그들에게 뜻있는 철학을 만들어 주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어가는 길이 꿈같지만 유일한 길이다. 아직 작은 원룸 연구실 하나 없다. 커피 가게에서 하니 이런 모임엔 수강료를 낼 수 없다는 이도 있었다. 그런데 작은 걸음이지만 한걸음씩 죽을 힘으로 나아가는 이 걸음... 남의 걸음이 아닌 우리의 걸음으로 더불어 가주면 좋겠다.
이론을 만드는 공간!
만들어가려 한다.
나는 누구 철학의 전공자가 아닌 철학자가 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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