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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유대칠

가립(假立): 진실치 못한 것을 진실로 믿고 산다면. (유대칠 낱말묵상)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4. 1. 17.

가립(假立)

: 진실치 못한 것을 진실로 믿고 산다면.

 

우리가 믿는 모든 건 영원하지 않습니다. 있다가 사라질 겁니다. 사라지지 않는 건 없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도 없던 것이 생긴 것이고 다시 없어질 겁니다. 우리 자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우린 사라져 버릴 것에 뜻을 품고 살아갑니다. 마치 영원할 것처럼 말입니다. 마치 나를 참으로 행복하게 할 것처럼 말입니다. 오직 그것만 가지면 혹은 그것에 이르면 모든 게 이루어질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건 없습니다. 그것을 향한 우리의 욕심이 오히려 우린 불행하게 할 뿐입니다.

 

가립(假立, prajñapti) 혹은 가설(假設)이란 말이 있습니다. 임시로 세워둔다는 말입니다. 잠정적으로 그렇게 정해두었다는 말입니다. 영원토록 존재하지 않는 걸 우린 영원토록 존재하는 것으로 믿고 삽니다. 실체가 아닌 것을 실체라도 되는 듯이 믿고 삽니다. 영원한 이치가 아닌 것을 영원한 이치라고 되는 듯이 믿고 삽니다. 이렇게 진실이 아닌 것을 진실로 믿고 사는 것을 두고 가립 혹은 가설이라 합니다. 임시로 잠정적으로 그렇게 있을 뿐, 사실 그것을 영원하지 않습니다. 우리 마음이 우리 욕심이 임시로 세운 걸 영원하다고 믿고 살아서 우린 항상 힘듭니다. 없는 걸 있다 믿고 사는 것이니 말입니다. 우리 욕심이 만든 허상을 진실로 믿고 사는 거니 말입니다.

 

유대칠 씀

 

​[대구에서 그리고 온라인 공간에서 독서와 철학 그리고 신학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소하지만 삶에 녹아드는 독서와 철학 그리고 신학을 더불어 누리고자 한다면, 그렇게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자 한다면, 연락 주셔요. oio-44o4-0262로 꼭 문자를 먼저 주셔야 합니다.]

사진 유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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