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이 아니다. 사람 앞에서 강의를 해도 나는 선생이 아니다. 그래도 이번 경향신문사의 강의에서 늦은 나를 기다려준 분들 보면서 잠시지만 왠지 선생같았다. 선생과 제자는 남이 아니다. 가르치며 배우고 배우며 가르치는 일종의 하나됨 가운데 있는 그 무엇이다.
나는 아직 나를 선생으로 보는 이를 본적 없고 볼 기회도 많지않았다. 몇몇 사소한 작은 시간이 선생으로 제자로 우리됨으로 기억되고 그리 있지만 실상 거의 대부분 나는 선생이 아니다.
책한권의 시간도 집중하기 힘들고 자기 삶의 고유한 답에 집중하기도 힘든 요즘... 그저 쉬운 이야기나 멋진 이야기를 소비하고 싶어하는 요즘... 나와 같이 오랜 과거의 이야기를 이어간다는 것은 무척 철지난 지루한 이야기다. 그러니 나의 이야기는 재미없고 지루할 뿐이다.
광주중세철학강의...마지막까지 함께해주신 10여분... 중세고전강독에 함께해준 5여분... 정말 고맙다. 지루한 이야기 함께해주니 말이다. 라틴어 단어 독일어 단어 따라 적으며 이제 조금 알겠다며 마친 강의... 그저 고맙다. 그래도 나는 선생은 아니다.
다른 이는 모르겠지만 나에게 강사는 선생이 아니다. 청자들이 돈값하라면서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바로 분노해 버리는 상황에서 그저 그래도 연구를 이어가는 사람일 뿐이다.
책 몇권 쓰고 쉼없이 고민해야한다. 내가 있어야할 곳...
어쩌면 여기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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