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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일간유대칠 15호 2020.02.06) 나의 얼굴은 좌우가 비대칭이다.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같은 것이다. 그냥 평생 같이 가야하는 친구다. 그냥 이야기하고 있는 얼굴을 보거나 그렇게 크게 나의 얼굴에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도 않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심하게 나의 눈은 좌우가 다르게 생겼다. 왼쪽 얼굴이 찌그러졌던 나의 얼굴... 복원을 한 얼굴이다. 평생 멋지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미남이라거나 매력있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내에게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내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 그럴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도 나는 들어 본 적이 없다. 하여간 나는 그랬다. 대부분의 이성들은 나를 남자로 보지 않는다. 과거 친구들도 그랬다. 나는 연인이 될 가능성을 가진 남성이 아니었다. 재수 없게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2020. 2. 7.
있다와 아니 있다. 포항 바다. 있다. 아니 있다. 있다. 아니 있다. 그렇게 파도가 친다. 있다는 말은 아니 있음으로 뜻을 가지고 아니 있음도 있음으로 뜻을 가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남이 아니다. 있다와 아니 있다는 서로가 서로의 까닭이다. 2020. 2. 6.
오늘 아침 요한 파헬벨의 캐논을 듣는다. (일간유대칠 14호 2020.02.02) 오늘 아침 요한 파헬벨의 캐논을 듣는다. 오늘 아침 요한 파헬벨의 캐논을 듣는다. 이 곡도 참 질리지 않는다. 나름의 생명력으로 쉼 없이 무엇이라 이야기하는 그런 곡이다. 정확한 제목은 모른다 해도 어디에서 한 번 이상은 들은 곡이다. 나는 무척이나 많이 들은 곡이기도 하다. 어찌 보면 질리도록 들었다. 가사 없이 전해지는 현악기의 선율은 가사 없음의 가사로 다가온다. 그리고 그 가사 없음의 가사는 파헬벨의 음과 내 삶의 글이 더해져 나름의 가사 있는 곳으로 내 혼에 내려 앉기도 한다. 참 좋다. 가사가 있는 곳은 그 가사로 나에게 이야기를 던낸다. 그 가사의 이야기가 가지는 보편적인 슬픔과 기쁨 속에서 같이 울고 웃는다. 그러나 많은 연구곡들의 그 가사 없음은 가사와 다른 뜻으로 나에게 말을 던낸다. .. 2020. 2. 2.
조롱 가장 흔히 듣는 말은 조롱이다. 그런데 크게 달라질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조롱을 조롱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변할 일이 없다. 죽음에 이르게하는 힘으로 죽이고 있지만 손에 든 칼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삶은 힘들 뿐이다. 죽어감을 어렵지 않게 느낀다. 이런 기분도 참 슬프다. 2020.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