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간유대칠

'얼굴' (일간유대칠 15호 2020.02.06)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2. 7.

나의 얼굴은 좌우가 비대칭이다.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같은 것이다. 그냥 평생 같이 가야하는 친구다. 그냥 이야기하고 있는 얼굴을 보거나 그렇게 크게 나의 얼굴에 관심이 없으면 보이지도 않지만, 자세히 보면 조금 심하게 나의 눈은 좌우가 다르게 생겼다. 왼쪽 얼굴이 찌그러졌던 나의 얼굴... 복원을 한 얼굴이다. 

평생 멋지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없다. 미남이라거나 매력있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내에게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아내는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 그럴 것이다. 사랑한다는 말도 나는 들어 본 적이 없다. 하여간 나는 그랬다. 대부분의 이성들은 나를 남자로 보지 않는다. 과거 친구들도 그랬다. 나는 연인이 될 가능성을 가진 남성이 아니었다. 재수 없게 생겼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중2때인가. 어려서 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어려서 더 오랜 시간 강한 힘으로 남는 것 같다. 

하여간 나는 얼굴에 거의 관심이 없다. 제법 신경을 쓴다 해도 아무도 모른다. 그냥 그렇다. 

그래서 나는 얼굴에도 옷에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만원짜리 공사장 인부들이 입던 잠바와 면장갑을 하고 다녔다. 막상 잘 입어도 보는 이 없었는데 그렇게 그냥 가난하게 입어도 보는 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었다. 그래서 그냥 막 입는다. 

얼굴의 상처도 사고 전이나 후나 같다. 비대칭으로 못생긴 지금이고 그 이전이나 미남 얼굴은 아니다.

그런데 나는 과거와 다르게 나의 얼굴 사진을 많이 찍는다. 

그냥 어느 순간부터 나의 얼굴이 좋다. 남들이 멋지다 하지 않아도 그만이다. 

길어야 36500일을 채우지 못하고 살다 적을 것이다. 

남길 것도 없다. 

온갖 발악을 해도 죽은 뒤 조금의 시간이 지나면 지구에서 날 기억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인기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냥 잠시 살다 사라질 인생, 

그 동안 나와 함께 하는 모든 것들이 그냥 다 좋다.

내 얼굴도 미남은 아니라도 나에겐 사랑스럽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비대칭의 얼굴...

상관 없다. 

그냥 나에게 사랑스러운 나의 한 조각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나마저 안아주지 않으면 누가 안아주겠는가...

그냥 이런 저런 순서 없는 생각을 이렇게 적어 본다. 

ㅎㅎ

읽을 사람도 없을 것이고 말이다. ㅎㅎ

나는 얼굴에 관심이 없다.

이런 저런 것으로 치장하지 않고 무엇인가로 칠하지 않는다. 

그냥 그런 일에 관심 없다. 

그래도 나는 세수하고 난 맑은 내 얼굴도 

피곤에 힘든 내 얼굴도 그냥 다 사랑스럽다. 

쩝쩝...

뭐... 개소리라고 해도 어쩔 수 없다. ㅎㅎ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