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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

존재론 강의 2 더불어 있음에 대하여 2020.05.22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5. 24.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버지... 누군가가 읽는 책의 저자... 누군가의 삶이 잠시 스친 철학 강의의 강사... 누군가의 제자... 누군가의 이웃... 누군가의 신도... 누군가의 페이스북 친구... 등등등... 결국 그 수많은 누군가 속에 내가 있다. 그 모둔 누군가를 지우고 있는 곳에 나는 그저 있을 뿐, 그저 그렇게 홀로 있을 뿐... 그 뿐이겠다.

'있다'... 그저 홀로 있음으로 나와 더불어 있는 모든 것을 지우면 

그 '있디'는 무엇도 아닌 것으로 있는 것이 된다. '무엇 아닌 있다'의 모습 말이다.

그렇게 스스로 있으려 노력하고 노력하지만 결국 웃어도 더불어 웃고 울어도 더불어 운다. 

홀로 앞서 독립적으로 살자 해도 

그럴 수 없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론적 처지다. 

우리 있음의 처지다.

모든 것을 있게 하며 스스로는 무엇과도 더불어 있을 필요 없는 그런 존재, 

아리스토텔레스의 부동의 원동자...

많은 이들이 자신의 종교에서 그런 여러 모습의 신들...

결국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려 노력하다 노력하다 우린 이렇게 많이 외로워진 것은 아닐까...

나를 그리도 조롱하며 때리고 무시하던 국민학교 어느 선생도...

그 아픔으로 나란 존재를 이루는 조각 하나가 되어 있다.

단지 그 아픔으로 내가 더 독하게 누군가를 베어내며 살 것이 아니라

나는 누군가에게 그러지 말아야겠다 생각하게 된다.

나는 여기 있지만 그에게 나는 그의 생각 속 그를 이루는 그의 무엇임의 한 조각이 될 것이고

나는 나에게서 떨어진 그 조각, 나란 모습으로 세겨진 그 조각을 보며 나의 무엇임을 또 생각할 것이다.

더불어 있다..

그렇게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유대칠 

2020.05.22 경주에서

선덕여왕의 능 (C)  H.J.Ahn & J.S.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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