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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

아닌 것으로 있다는 것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5. 27.

무엇이 아닌 것으로 있을 때, 있는 것은 그 있음을 자기 밖 자기 아닌 것에 의해 구속된다. 나는 너가 아닌 것으로 있고 나는 남이 아닌 것으로 있다. 타자는 나를 막아선 본질의 벽이다. 그 벽 안에서 나는 남 아닌 것으로 나를 안다. 남은 나의 있음을 위해 필요하다. 그 남이 나의 있음을 규정해 주기 때문이다. 나는 남을 나의 존재에서 온전히 배제함으로 내가 된다. 무엇도 아닌 것, 무엇 아닌 나, 남 아닌 나는 남을 지우고 남을 적으로 만들며 있다. 적이 필요하다. 막상 그렇게 철저하게 홀로되면 이젠 괴롭다. 남 아닌 나로 있다. 막상 남이 없으면 나를 규정한 수단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 서글픈 자존감은 오히려 무서운 자기 결핍인 것이다.
부족한 나와 다른 너라며 자신을 높여줄때 만들어진 서글픈 노예의 자존감, 더 힘든 너가 아닌 나라는 역시나 서글픈 노예의 자존감. 나는 너 아닌 나이지만 우리 가운데 너와 더불어 이루어진 나이기도 한다. 너는 제거의 대상, 부정의 대상이 아닌, 나의 존재를 이루는 조각이다.
너로 인해 나는 더 풍성해졌다. 너는 너 아닌 나라는 부정적 면에서도 너는 우리 가운데 너인 나라는 긍정적 면에서도 나와 떨어질수 없는 내 존재의 조각이면 나와 더불어 우리 존재의 조각이다.

2020 05 27

유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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