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져야 한다. 자유의 값이다. 그리고 다시 일어나야 한다. 주체의 값이다. 그 고난 가운데 자유의 값을 지고, 주체의 값을 디고,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나 혼자 너를 모두 지우고 홀로 있는 자신을 보자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가운데 너에게 나를 보고 나에게 너를 보면서 상호주체성 속에서 더불어 있는 나를 보라는 말이다." <대한민국철학사> 385쪽.
스스로를 돌아본다는 것, 우리 가운데 너 없이 나만을 홀로 돌아본다는 것은 자칫 나만의 이기심을 재검토하는 시간이 될 때가 있다. 그곳에 너는 없고 우리도 없다. 나로 인하여 아픈 너도 없다. 그저 나의 앞섬만이 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참된 자유는 나만의 방종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우리 가운데 너와 더불어 있는 나란 존재가 져야하는 짐이다. 우리 가운데 나란 존재가 지는 주체의 값이다.
너로 인하여 나는 내 맘대로 살지 못했지만, 너로 인해 나는 아픈 나를 홀로 두지 않는 따스함, 내 존재의 쉼터를 얻었다. 맘대로 하지 못했지만, 내 눈물을 외롭게 두지 않는 너를 우리 안에 만나 좋았다. 긔 좋음이 나와 너의 좋음이고 우리의 좋음이다. 나를 벗어난 곳에서 찾아오는 좋음이다. 나의 밖에서 나에게 찾아와 나의 안을 채우는 좋음이다. 너의 부재는 이 좋음의 부재다. 나 하나의 홀로 있음의 좋음, 그것으로 나는 온전히 좋음을 누릴 수 없다. 독재자의 좋음이 참된 좋음인가? 방종의 좋음이 좋음인가? 내 눈물이 더불어 울어주는 좋음, 내 웃음에 더불어 웃어주는 좋음, 바로 그 좋음이 나의 존재를 지탱하는 바탕이 아닌가 말이다.
책임, 홀로 나 하나의 좋음을 지라는 것이 아니다. 우리 가운데 너와 더불어 지금 우리의 좋음을 이루자는 것이다. 그것이 나를 제대로 웃게 하는 주체이기에 말이다.
유대칠 2020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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