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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불행하여라 2 - 위선의 악마는 되지 맙시다! 절대!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0. 25.

<마태오복음> 23장 11-16절 

11.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12.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13.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자기들도 들어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들어가려는 이들마저 들어가게 놓아두지 않는다.

14.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너희는 엄한 단죄를 받을 것이다.

15.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개종자 한 사람을 얻으려고 바다와 뭍을 돌아다니다가 한 사람이 생기면, 너희보다 갑절이나 못된 지옥의 자식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16. 불행하여라, 너희 눈먼 인도자들아! ‘성전을 두고 한 맹세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성전의 금을 두고 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너희는 말한다.

 

길을 지나다 마주치는 불량배는 피할 수 있습니다. 그만 봐도 위험하다 생각되는 것은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위험한 것은 자신도 모르는 악한 의도를 가지고 선한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들입니다. 그들은 선하게 보이기에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정말 악한 것은 위선의 존재들입니다. 악을 실천하며 살지만 어쩔 수 없는 악이라면 피할 수 없다 말하면서 그리고 그렇게 믿으면서 그 악은 나의 탓이 아니라, 이 세상의 탓이라며 악을 실천하며 살아갑니다. 참 성실합니다. 

우리 역사에 친일파가 있습니다. 많은 친일파는 구한말 제법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당시 민중들보다 더 박식하며 더 잘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많은 경우 친일파가 됩니다. 어쩔 수 없다면서 말입니다. 그것이 하늘의 뜻이라면서 그냥 친일파가 됩니다. 그런 이들은 이후 독재자의 시대엔 그것도 하늘의 뜻이라며 독재자 찬양의 시를 만듭니다. 그 하늘의 뜻은 무엇일까요? 강자의 뜻이 정의이기에 그냥 강자의 뜻을 따르며 주어진 것 혹은 가진 것을 누리겠다는 것이 아닐까요. 그들은 때론 대학의 교수로 과거에 대한 사과 없이 독재자의 편에 서서 민중을 가르치려 했으며 종교에서도 문화에서도 이는 너무나 흔한 일이었습니다. 일본에 성금을 모아 주던 이들은 독재자의 편이 되어 그들의 사악한 정권을 위해 기도를 하거나 그들의 편에서 침묵을 강요했습니다. 시인은 현실의 아픔에 등을 돌리며 독재는 찬양하거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자신의 자리를 누리며 살아갔습니다. 비도덕적이라도 잘 살 수 있는 사회, 일제강점기와 독재의 시대를 걸치면서 우린 도덕적으로 살지 않아도 잘 살 수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박식한 그들은 선생이었고 시인이었고 종교인이었습니다. 그들을 보면서 많은 민중은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것에 회의했습니다. 그냥 강자가 되면 그만이라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나라를 배신해도 민중을 배신해도 정치 권력자가 될 수 있고 종교 권력자도 될 수 있고 문화 권력자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참 서글픕니다. 

위선자들은 자신들도 하느님의 품에 안길 수 없지만, 하느님 품에 안길 수 있는 사람들도 유혹하여 타락시킵니다. 더불어 살아가려는 이들에게 홀로 누리며 살아가는 자신들의 악한 미소와 악한 자존감을 자랑하며 더불어 살지 말고 홀로 살자 합니다. 더불어 사는 것이 무엇이냐며 이기주의를 자극하고 이것이 학벌주의가 되고 지역이기주의가 되고 그럽니다. 

이런 위선적 선생들, 우리 역사에 친일파와 독재자의 부하와 같은 이들, 특히 이 사회의 선생이고 종교인이고 문화예술인이라면서 그렇게 위선적인 이들은 불행해야 할 존재들입니다. 부러워 마세요. 그 부러워하는 마음이 우리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에서 홀로 살아가는 지옥으로 이끌 것입니다. 대단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지만 잘 고민해 봅시다. 과연 그것이 정말 행복인지 말입니다. 스스로 악마가 되어 다른 이의 행복마저 파괴하는 이들이 정말 행복인지 말입니다. 악마의 행복이 정말 참 행복인지 말입니다. 

우리 역사 속 이름 없이 죽어간 많은 이들, 위선의 권력자에 의하여 죽임을 당하고 아파한 많은 민중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어쩌면 바로 그런 이들이 하느님의 품에서 우리를 응원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거짓 선생, 위선의 선생이 되지 맙시다. 오늘 다시 그런 불행의 길을 따르지 말아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악마는 되지 말아야겠다 다짐해 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0 25

 

[한동안 '불행하여라' 하신 예수의 <마태오복음> 23장 말씀을 묵상하며 연재하려 합니다. 오캄연구소의 길이 홀로 감이 아닌 더불어감이 되도록 후원해주실 분들은 카카오 뱅크 3333-16-5216149 (유대칠)로 함께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구에서 '교부 문헌 강좌'와 '더불어 신학' 그리고 철학 강좌를 준비합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summalogicae@kakao.com으로 문의해 주시면 됩니다. 서로에게 고마운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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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모두가 홀로 누리며 홀로 높아지려는 시대, 그 아집으로 인하여 수많은 이들이 아프고 힘든 시대, 참된 더불어 행복하게 위한 더불어 있음의 철학과 더불어 있음의 신학을 궁리해 본다. 우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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