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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행복하여라9 힘들어도 그대의 길을 가야합니다.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1. 16.

그대들은 복되도다, (사람들이) 나 때문에 그대들을 모욕하고 박해하며 그대들을 반대하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그대들은 기뻐하고 신명내시오. 그대들이 받을 상이 하늘에는 많습니다. 사실 그들은 그대들에 앞서 간 예언자들도 그렇게 박해했습니다.

(마태오복음 5장 11-12절)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수많은 이들이 모욕하고 박해하고 반대할 것이고 사악한 거짓으로 힘들게 할 것입니다. 전태일이 만든 노동 단체의 이름은 '바보회'입니다, 바보처럼 착취만 당하며 아파하는 현실을 슬픈 언어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바보가 새로운 시대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노동 운동을 아프고 힘겨운 여공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함이라 하였습니다. 스스로의 명예도 스스로의 권력도 스스로의 돈 때문도 아닙니다. 자신이 아닌 누군가, 자신에게 남인 누군가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노동 운동을 했습니다. 그는 평화 시장의 현실을 제법 상세히 조사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즉 그는 당시 노동자의 아픔을 잘 알았습니다. 교수들이나 종교인들이 대상화하여 그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아픔의 주체로 자신의 그림을 그린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부조리한 노동 시장으로 아파한 노동자이며 동시에 이를 조사한 노동자이기도 합니다. 그는 고난의 주체가 역사의 주체가 되어야 함을 온 삶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대학생 친구들의 도움을 원했지만 사실 그는 당시 대학에서의 어떤 노동 연구보다 더 많은 가치를 이 세상에 남겼습니다. 

동학 역시 이 땅 역사의 고난, 그 고난의 주체가 역사의 주체가 되겠다고 일어난 혁명입니다. 더 이상 착한 지도자를 기다리며, 착한 주인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역사의 주체가 되려는 혁명입니다. 그냥 말 잘 듣고 살았으면 잘 살았을 것인데, 굳이 가진 자들에게 이제 고난의 주체가 역사의 주체가 되겠다고 소리친 것이 동학 혁명입니다. 전태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말 잘 듣고 살았다면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여공의 아픔은 그저 남의 아픔이라 두고 살았으면 그는 조금 더 오래 그리고 어쩌면 조금 더 편하게 살았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 70대의 할아버지가 되어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그 시대의 부조리 앞에서 세상을 원래 그런 것이라며 포기하고 살지 않았습니다. 바보의 길을 갑니다. 그냥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눈 감고 살면 되는데, 굳이 보고 듣고 살면서 아픈 이들과 더불어 살겠다며 그렇게 바보가 됩니다. 그리고 그 바보가 새로운 세상의 빛이 되었습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행복은 쉬운 길이 아니라 합니다. 정말 제대로 된 진짜 행복은 정말 힘듭니다. 모욕을 이겨야 합니다. 거짓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바보란 소리를 들어도 흔들리지 말아야합니다. 그래도 자신의 길을 가야 합니다. 정말 그래도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야 합니다. 그 길이 바로 자신이기에 말입니다. 하느님이 기뻐하는 바로 나 자신은 바로 나에게 주어진 그 길을 부끄럽지 않게 걷는 것입니다. 조금 쉽게 거짓 앞에서도 고개 속이고 눈감아 버리고 모욕에서도 바보가 되어 웃어버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힘겹고 아프지만, 거짓과 모욕을 이기며 힘겹게 살아도 가난해지고 무력해져 보여도 자신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은 그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 땅에서 큰 자리에서 혹은 작은 자리에서 하느님의 손과 발이 된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전태일은 우리에겐 불행한 청년으로 보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는 참된 세상, 아프고 가난한 이를 향한 조롱과 무시가 없는 바로 그 참으로 좋은 세상을 위해 쉽지 않은 삶을 산 행복한 청년입니다. 더 많이 벌려는 욕심으로 누군가를 이기며 살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행복인 줄 아는 세상, 공유보다 소유를 당연한 것으로 아는 세상, 더 많이 벌어 더 많이 누리고 더 많이 높아지는 것이 최고인 세상에 이웃과 더불어 살기 위해 자기 아집의 한계, 나의 끝을 넘어서 버린 그런 사람입니다. 그런 이를 예수께서는 우울할 것이 아니라, 신명 나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 이들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니 말입니다. 그저 홀로 많이 가지고 홀로 많이 누리는 이들의 거짓 행복이 아닌 참으로 행복한 사람 말입니다. 지금 이 땅, 이 땅 역사의 주체가 바로 그런 진짜 제대로 행복한 이가 된다면, 이미 하느님의 품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 하느님의 나라가 바로 이곳에 이루어져 가기 시작할 것임을 믿어 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참으로 행복한 삶, 이제 한번 제대로 행복해봅시다. 

행복은 절대 편한 길이 아닙니다. 어쩌면 눈물의 길입니다. 전태일의 삶과 같이 치열하게 아집을 벗어나 타인의 고난을 만나는 삶이 행복입니다. 콜베 신부와 같이 누군가를 대신하여 죽는 행복입니다. 그 힘겨운 길에 온갖 조롱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 행복입니다. 이제 행복합시다. 이제 정말 제대로 행복합시다. 힘들어도 저마다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조금은 당당하게 부끄럽지 않게 행복합시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1 16

램브란트의 갈릴리 호수의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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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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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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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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