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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지금 종살이를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더불어 신학과 복음 읽기 2)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1. 22.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마태오복음 6장 24절)

"어떠한 종도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쪽은 미워하고 다른 쪽은 사랑하며, 한쪽은 떠받들고 다른 쪽은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 없다." (루카복음 16장 13절)

예수는 자유를 주기 위하여 오신 분이십니다. 자유란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일제강점기 우리의 독립운동가는 일제 강점으로부터의 자유를 위하여 싸우셨습니다. 자유란 그렇게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롭지 않고 종속되면 그것은 노예입니다. 그런데 재물은 사람을 재물 자신에게 종속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재물은 그저 수동적인 무엇이 아니라. 사람을 지배하는 능동적인 무엇입니다. 재물에 종속되면 다른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재물만 보입니다. 더 많은 재물을 가지면 가질수록 많은 경우 재물에 더 많이 종속됩니다. 자신의 종속으로 인하여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아파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더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고 누리는 것입니다. 재물의 종이 되어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자신이 재물을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재물이 사람을 지배합니다. 

재물에 종속된 이는 주변과 더불어 살지 못합니다. 종살이를 하는 처지에 남과 더불어 산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주인인 재물의 말만 듣습니다. 더 재물에 가까이 다가갈 생각만 합니다. 사람들도 얼마나 재물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로 평가합니다. 종살이를 하면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도 못한다는 말입니다. 슬픈 일입니다. 그저 홀로 더 많이 재물을 가지고 더 많이 재물의 종이 되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예수는 그러한 종살이로 참 행복을 이룰 수 없음을 이야기해주십니다. 이웃 사랑, 그 사랑으로 이곳을 하느님의 나라로 만들어야할 이들이 바로 우리입니다. 그런데 이웃 사람이란 더불어 살아감 없이 있을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살지 않는데 어떻게 제대로 사랑하게 됩니까. 말이 되지 않습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의 말도 더불어 살지 않으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이치입니다. 더불어 살아감은 예수의 벗으로 예수와 더불어 살아갑니다. 그런 이들은 재물의 종, 소유의 종이 되어 살아갈 수 없습니다. 홀로 가지려는 이들이 어떻게 더불어 가지려는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겠습니까.

"그리고 온 마음으로, 온 슬기로, 온 힘으로 그분을 사랑하는 것,그리고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나 (친교) 제사보다 더 낫습니다" (마르코복음 12장 33절)

온 마음 온 슬기로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번제보다 더 낫다는 분이 예수이십니다. 이웃 사랑을 가장 높은 가치로 두는 분이 예수이십니다. 그것이 참된 신앙의 실천이라 말하는 분이 예수이십니다. 그런데 이웃 사랑은 재물의 종살이를 하는 이들에겐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저 모든 것을 재물 모을 생각에 집중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네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 이 계명들보다 더 큰 계명은 달리 없습니다." (마르코복음 12장 31절)

가장 높은 계명은 바로 이웃 사랑, 더불어 살아감입니다. 재물 사랑에서 벗어나 성당과 교회에 돈을 많이 내어놓는 신앙을 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재물 사랑에서 벗어나, 그 홀로 있음의 종살이에서 벗어나 더불어 살아감의 행복, 그 참된 자유의 결실을 누리라는 말입니다. 

누구도 두 주인을 살지 못합니다. 종살이하는 자유인은 없습니다. 오늘도 돌아봅니다. 나는 홀로 종살이를 하는 중인지 아니면 더불어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말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1 22

택배박스로 만든 십자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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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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