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니 기뻐하시오. 그것은 그분의 영광이 나타나게 될 때에 여러분이 즐거워하고 기뻐하기 위함입니다." (베드로의 첫째 서간 4 장 13절)
참으로 하나 됨은 기쁨의 순간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고난 이 시간 더불어 우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기쁜 일에 웃어주는 것은 남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난의 시간, 더불어 우는 것은 남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남은 기적을 보며 놀랄 수 도 있습니다. 신기한 일에 놀랄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기쁜 일에 박수를 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불어 아파할 순 없습니다. 더불어 아파하는 것은 정말 제대로 하나가 되어야 가능합니다.
예수의 진짜 고난은 그저 손과 발에 못박힌 아픔의 고난이 아니라, 그가 먼저 사랑하였음에도 그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는 이들의 차가운 마음에서 일어난 아픔일지 모릅니다. 그 차가움은 신조차도 힘들게 할 아픔일지 모릅니다. 예수는 정말 제대로 믿는 것, 그는 그렇게 죽어가는 무력한 이로 두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살리는 길은 그의 고난에 더불어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그와 하나가 됩니다.
예수는 굳이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고난의 시간을 가지지 않아도 될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나 기꺼이 고난의 길을 통하여 우리와 더불어 하나가 되셨습니다. 그런데 우린 그렇게 하나 됨도 모르고 예수의 고난에서부터 멀어지려 합니다. 예수가 우리를 보며 아파하였듯이 우리도 아프고 힘든 이들을 보며 그들의 편에서 십자가의 길을 가야 합니다. 그렇게 작은 예수로 살아가는 것이 그의 고난에 동참하는 것이며, 그와 하나를 이루는 것입니다. 설령 그들이 고맙다며 부르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대가를 바라고 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저 주는 사랑이어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아파하는 예수, 그 아픔으로 자신의 길을 가는 행복한 예수, 우리도 그 고난을 따라 우리의 길을 나아가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행복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당당하게 웃고 기뻐하는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더불어 함께 아픈 마음... 그것이 참 사랑이며, 그것이 참 신앙이며, 참 희망의 시작입니다. 그리고 참 행복의 길입니다. 오늘도 나의 삶에 얼마나 그분의 아픔에 동참하는지 돌아봅니다. 그 아픔을 남의 아픔으로 두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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