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철학자들은 신을 알 수 없다 했습니다. 신을 안다는 것은 신을 사람의 이 작은 두뇌 속에 집어 놓는다는 말이 되니 말입니다. 신이 이 작은 두뇌 속에 들어온 정도로 작은 존재가 아니 사람은 절대 신을 알 수 없다 했습니다. 알 수 없는 신을 향한 여정이 신앙이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체계화한 것을 신학이라 생각했습니다.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 신앙이란 말이 됩니다.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하여 사랑할 수 있을까요? 알지도 못하는 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알까요?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신앙이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쉼 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고민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착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실 하느님은 착하게 사는 것을 원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착하게 산다는 것도 하느님의 뜻을 궁리하며 살아야 하는 그리스도교인에겐 신앙의 행위와 관련된 고민입니다. 쉽지 않은 고민입니다. 그런데 막상 가까운 이들에게도 우린 착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그 사람은 이런저런 사람이라고 쉽게 자기 머리로 판단하고 그렇게 대합니다. 그러나 신처럼 개인들도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20여 년 과외 선생을 하면서 만난 학부모들은 항상 자신이 자신의 아이들을 가장 잘 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오기에 아이들의 가능성은 정말 대단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가장 먼저 무시당한 것이 바로 자신의 부모입니다.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고 이런저런 것을 강요합니다.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한다고 합니다. 돈이 이 세상 가장 높은 가치라고 가르치며 스스로를 가난한 희망 없는 존재란 것을 간접적으로 세뇌하는 것도 사실 학부모입니다. 친구나 교사가 아닌 학부모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 가장 사랑하고 가장 신뢰하지만 사랑이란 이름으로 미화된 폭력이 가장 일상화된 것이 또한 부모입니다.
신을 알 수 없듯이 아이들도 알 수 없습니다. 잘 모르기에 착각을 진리라 생각하곤 합니다. 신이 바로 이러한 것을 원한다고 착각하곤 그것을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종교 전쟁으로 지금도 수많은 이들이 서로 죽인 것이겠지요. 그러니 아직도 기도만 열심히 하면 이 사회는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자기 이기심 속에서 적당하게 타협된 관념을 신이라 믿으며 자신의 욕심을 믿듯이 아이들도 그렇게 대합니다. 자기의 관념 속에서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죽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온갖 나쁘고 추악한 것을 가장 비교육적인 방법으로 교육합니다.
사실 우린 주관적인 세상 속에 구속되어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린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우리의 진리는 항상 나만의 주관적 답이며 그 답은 어쩌면 오답이거나 아직 많이 부족한 답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항상 겸손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린 겸손하자 하면 너 부터 겸손해야 말하는 참으로 이기적이고 아집에 가득한 존재입니다.
하느님을 나의 관념 속에서 구속하지 말고 항상 나의 관념이 부서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부서진 만큼 하느님에게 다가가겠지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념 속에 구속하지 맙시다. 아이들은 그렇게 초란한 존재가 아니니 말입니다.
신학을 공부하려 한다면, 신에 대한 고집, 신을 자신의 관념 속에 구속하려는 교만의 아집에서 벗어날 각오를 하고 시작해야합니다. 아이들의 좋은 부모가 되려면 자신의 삶으로 이야기해야 합니다. 행복한 삶을 살지 않고 항상 불행을 입에 달고 있는 이에겐 불행을 배운 아이가 불행을 살게 됩니다. 자기 불행의 관념을 강요하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불행을 극복하고 자유로이 행복한 이가 자신의 삶으로 좋은 부모가 됨을 보여야 합니다. 아집 가득한 관념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말입니다. 자칫 사랑이란 이름으로 자녀를 자신보다 더 불행한 존재로 만들어 버릴지 모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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