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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제발 차별하지마세요! 무시하지마세요! (더불어 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7)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1. 14.

1 나의 형제 여러분, 영광스러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가지고 있으면서 사람을 차별하지 마시오.

2 가령 금반지를 끼고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과 남루한 옷을 입은 사람이 여러분 모임에 함께 들어오는 경우에

3 여러분이 그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을 바라보고 "여기 편히 앉으십시오" 하며, 가난한 사람에게는 "거기 서 있으시오" 하거나 "내 발판 아래 앉으시오" 한다면

4 여러분은 서로 차별을 하며 악한 생각으로 심판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습니까?

(<야고보의 편지> 2장 1-4절)

돌아가셨습니다. 죽을 때 그렇게 이야기합니다. 어린 마음에 참 신기했었습니다. 어디로 돌아간단 말이지... 중학생이 되던 어느 날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그런 고민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금강경> 같은 불경을 좋아해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아무것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았으니 다시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두고 그리 말하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제법 그럴듯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이 원래는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저런 것을 몸에 걸치고 살다 보면, 어느 순간엔 그 몸에 걸친 것이 정말 나의 본모습이라 남들은 생각해 버립니다. 심지어 나도 나를 그렇게 여깁니다. 나도 나 자신의 실체에 집중하기보다 나에게 입혀진 것에 더 신경을 씁니다. 나도 남도 본질에 깊어지기보다는 드러나 보이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왜일까요? 어느 순간 그것이 전부라 생각하고 살아하기 때문입니다. 노숙자를 봅니다. 깨끗하지 않은 옷이 먼저 보입니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자신의 마음이 이어서 보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에 따라서 한 걸음 피합니다. 그리고 달아납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봅시다. 다시 노숙자를 봅시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의 잔인함이 보이지는 않는지요. 그의 아픔과 힘겨움이 보이지는 않는지요. 그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자신의 이기심과 건방짐이 보이지는 않는지요. 차별을 당연시 하는 자신이 보이지는 않는지요. 

차별하지 맙시다. 무시하지 맙시다. 그 순간, 정말 보아야 하는 것은 자기 가운데  기생하는 악한 마음입니다. 그것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기억해야 합니다. <야고보의 편지> 2장의 이 말씀 "차별하지 마시오!" 바로 이 말씀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말이지만 복 달라는 말만 입에 익숙하지 차별하지 말라는 말은 우리의 마음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성당과 교회에서도 차별은 흔합니다. 더 많이 가진 이가 더 대장 노릇을 하려는 것을 저 역시 종종 보았습니다. 그는 그것이 악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슬프지만 말입니다. 차별과 무시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바로 그 순간, 그 순간, 정말 보아야 하는 것은 자기 가운데 악마입니다. 이웃 사람이란 이란 예수의 부탁은 차별과 무시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에겐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어떻게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누리는 이를 높이고 더 적게 가지고 더 적게 누리는 이를 낮추는 이에게서 참된 이웃 사랑을 기대할까요? 그런 사람에게 더불어 있음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가식적으로 쇼하듯이 가난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하지만 정말 그들과 더불어 울지 못하는 무시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가 더불어 있을 수 있을까요? 더불어 살 수 있을까요. 홀로 있는 사람, 그것도 아주 나쁘게 홀로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예수는 믿는다면, 아니 제대로 된 사람으로 살고자 한다면, 무시하지 마세요. 차별하지 마세요.

외국인 노동자가 영하 20도에 얼어 죽었습니다. 차별입니다. 가난하고 힘 없는 노동자는 일 년에 수백 명씩 죽어갑니다. 차별입니다. 이주 여성 가운데 아직도 폭력에 시달리는 이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차별입니다. 아직도 우리에겐 너무나 많은 차별이 있습니다. 너무나 많은 무시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예수를 믿는다고 하는데, 아직도 우리에겐 이렇게 무시와 차별이 흔합니다.

아직도 사회적으로 힘 있고 돈 있으면 성당과 교회에서도 인정을 받습니다. '여기 앉으세요'라면서 대접을 받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아직도 차별을 받습니다. 우리 신앙에도 우리 종교에도 이렇게 무시와 차별이 흔합니다. 그런데 정말 더 무서운 것은 아직 이것이 문제라는 것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미 당연한 것이 되어 버린 것일까요? 정말 너무나 슬픕니다.

지금도 예수께서는 우리에게 간절하게 부탁하고 있으실 것입니다.

차별하지 말라고 무시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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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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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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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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