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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항상 돌아봅시다. 나는 누군가에게 절망인지. (더불어 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9)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1. 16.

11 사실 "간음하지 말라" 고 하신 분이 "죽이지 말라" 고도하셨으니, 그대가 간음하지 않더라도 사람을 죽인다면 법을 위반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입니다.

12 그래서 여러분은 자유의 법을 따라 심판받을 사람으로 말하고 행동하시오.

13 자비를 베풀지 않는 사람은 무자비하게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자비는 심판을 이깁니다.

(<야고보의 편지> 2장)

어떤 하나 법을 지키고 또 다른 법을 어긴다면, 법을 어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을 죽인 이는 간음하지 않아도 하느님의 법을 어긴 것은 같습니다. 물론 간음하지 않아도 사람을 죽인 이는 하느님의 법을 어긴 것과 같습니다. 하느님의 법 가운데 가장 잘 지켜야 하는 법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함부로 무시하지 않는 것과 차별하지 않는 것입니다. 성당과 교회에서 이런저런 봉사를 하고 매일 열심히 기도를 해도 가난한 이를 무시하고 약한 이를 조롱한다면, 하느님의 법을 어긴 사람과 같습니다. 그것도 아주 무거운 법을 어긴 셈입니다. 그런데 우리네 삶은 종종 남을 무시하고 차별하면서 기쁨을 누리곤 합니다. 너무나 쉽게 '가난한 이' 앞에서 자기 소유를 자랑하고 '가난한 이'보다 더 위에 자신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기쁨을 누리려 합니다. 그 기쁨은 항상 약하고 가난한 이를 그렇게 이용합니다. 얼마나 나쁜 기쁨인지요. 그리고 얼마나 변덕스러운 기쁨인지요? 자신보다 더 가지고 더 누리는 사람 앞에선 바로 불행이 되는 그러한 기쁨이고 그러한 행복이니 말입니다. 

자랑으로 가득한 삶이라도 하느님의 심판 앞에선 그저 나쁜 사람일 수 있습니다. 충분히 말입니다. 

자비, 결국 사랑입니다. 사랑으로 우리의 '오만'을 이길 수 있고, 우리의 '아집'과 '이기심'을 이길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으로 우리의 지은 죄를 덜고 하느님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으로 우린 이웃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결국 사랑으로 우린 이웃과 제대로 더불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앞에선 나보다 아프고 나보다 힘겨움이 나의 아픔과 힘겨움으로 다가옵니다. 너무나 당연히 말입니다. 그의 아픔을 그냥 볼 수 없고 그의 힘겨움도 그냥 있을 수 없어 당장이라도 더불어 있기 위해 다가가려 합니다. 눈에 보이는 어떤 도움이 되지 못해도 그렇게 더불어 있고자 합니다. 그것이 사랑으로 더불어 있음의 시작이겠지요. 그것이 지금도 쉼 없이 누군가를 무시하고 차별하며 죄인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죄에서 조금 더 자유로운 길이 되겠지요. 심판에서 조금은 덜 미안한 사람이 되는 길이겠지요. 

심판받은 사람의 마음으로 살아갑시다. 그러면 이웃 사랑 그 무거운 법을 함부로 어기지 않을 것이고, 사랑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애를 쓰겠지요. 스스로에게 항상 물어야겠습니다. 나는 그대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가. 나는 그대를 함부로 무시하고 차별하지 않았는가. 나는 가난한 이와 아프고 힘겨운 이들을 함부로 무시하고 차별하지 않았는가. 나의 존재가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에게 아픔이 되고 절망이 된 것은 아닌가. 항상 돌아보고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악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 말입니다. 조금이라도 누군가에게 지옥이 되는 삶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말입니다. 

항상 돌아봅시다. 내가 누군가의 절망인지. 내가 무시하고 차별하는 그에게 나는 절망을 강요하는 것일지 모르니 말입니다. 참 큰 죄를 참 쉽게 행하고 다닐지 모르니 항상 돌아봅시다. 심판에서 조금이라도 더 자유롭기 위해서 말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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