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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

유대칠의 일반 형이상학 2 Generalis Metaphyscia Daechilyi 2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1. 23.

더불어 있음의 편에서 본 가능성과 현실성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무엇인가의 가능성으로 있으면서 동시에 무엇인가의 현실성으로 있다. 서로 다른 무엇인가가 가능성과 현실태로 하나의 존재 가운데 더불어 있다. 예를 들어, '벽돌'은 '집'이 될 가능태이며, 동시에 '벽돌'이 될 가능성으로 있던 '흙'과 '모래'의 현실태다. 서로 다른 무엇인가의 가능태이고 현실태다. 꽃나무 한 그루를 생각해 보자. 그 나무는 씨앗이었던 시간의 현실태임과 동시에 '목재'가 될 가능태 혹은 또다시 내년에 꽃을 피우게 될 가능성을 모두 가진다. 그 많고 많은 가능성 가운데 하나가 현실화되겠지만 지금은 그 모든 가능성이 한 자리에 함께 있다. 그 수많은 가능성들이 외부의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또 다른 모양으로 현실화된다. 그 꽃나무는 햇빛을 잘 받고 좋은 물과 흙을 만나 영향이 풍부해 목수에게 제법 매력적으로 여겨진다면, 잘려 목재가 될 수 있다. 목재가 됨에는 나무의 자기 내어줌은 물론이고 햇빛과 물 그리고 흙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한다. 목수는 그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나무가 무엇과 더불어 있는가에 따라서 나무의 운명은 달라진다. 그렇게 화려하게 자라자 웅장하지 않으면 목수의 눈에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면, 그 나무는 잘리지 않을 것이다. 내년에 꽃을 피울 것이고, 나비와 벌에게 자기 꽃에서 나는 꿀을 나눌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종족을 펴뜨리 게 될지 모르겠다. 그 역시 나무 혼자 하는 것은 아니다. 나비와 벌 그리고 다른 나무가 더불어 함께 해야 한다. 하나의 나무는 그 가운데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그 가능성이 어떻게 하나의 현실성으로 현실화되는가의 문제는 언젠 어디에 누구와 더불어 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하나로 현실화되는 순간에도 하나로 홀로 있지 않고 다시 다른 수많은 인연들과 더불어 있으면 무엇인가를 향한 가능성'들'로 있게 된다. 가구가 된 나무는 더 이상 꽃으로 누군가에게 꿀을 제공하지 못하지만 또 다른 다양한 가능성으로 있게 된다. 책상이 되어 어느 학생이나 학자에게 소중한 연구의 벗이 될 것이다. 또 침대가 되어 누군가의 편안한 잠의 벗이 될 것이다. 이 역시 목재가 된 나무가 홀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필요한 어느 목수와 더불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 즉 더불어 있음으로 인하여 하나의 존재는 무엇으로 되어간다. 그리고 그 하나의 존재는 고정된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있음으로 쉼 없이 역동하며 변화하는 하나의 존재다. 있지만 무엇임을 그 더불어 있음으로 역동하는 그러한 존재다.

존재의 역동성, 무엇인가의 가능성에서 무엇의 현실성으로 이행하는 그 역동성은 한 존재만이 홀로 이루는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더불어 있는 것에 의하여 규정되고 역동한다. 

한 존재 가운데 더불어 있는 여러 가능성을 하나의 현실성으로 이행하게 하는 작용인은 그저 그 존재 밖에 있는 하나의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있는 다수의 존재들이다. 그 가운데는 사람도 있고 사람이 아닌 것도 있을 수 있다. 운전을 해서 어느 지점에서 어느 지점으로 갈 수 있다는 것, 완주할 가능성이 완주해 버린 현실성으로 이행하는 것은 다수의 다양한 조건들이 함께 하기 때문이다. 신호등도 있고, 길가로 달려들지 않은 사람들도 있고, 운전을 한 운전자도 있고, 운전을 방해하지 않은 동행자도 있고, 고장나지 않은 차도 있다. 사람과 사람 아닌 것이 함께 유의미하고 뜻있게 공존한다. 흔히 사람들은 사람들만 더 중요한 이유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누군가에게 고양이와 개는 아주 행복의 소중한 이유가 된다. 사람으로 있는 벗과 마찬가지로 어쩌면 더 소중할 수 있다. 누군가에겐 평소 자신의 글 작업에 함께 한 만년필이 너무나 소중할 수 있다. 말도 없고 어떤 반응도 없는 무생물이지만 사실 삶의 소중한 부분이며, 그의 작품 활동과 그의 행복에 소중한 한 부분일 수 있다. 물론 남에겐 그저 한 자루의 만년필일 뿐일 수 있다. 누군가에게 지저분한 화분의 볼 것 없는 풀이지만 누군가에겐 자신의 삶에 소중한 벗일 수 있다. 그 풀을 만질 때 소중한 생명과 자기 존재의 따스함을 마주하게 되기도 한다. 

'나'는 '있다', 그 있음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그 복잡의 조건들은 항상 무엇인가와 더불어 있음으로 무엇으로 현실화된다. 나의 주변 벗들도 그만이 생각하면 지금 나의 현실화의 벗이다. 그 말이 무섭다. 

형소 과도한 의무감은 부과하며 책망의 언어로 가득했던 어머니는 딸의 인격장애라는 현실의 이유가 된다. 딸의 인격장애는 그저 홀로 생긴 것이 아니다. 더불어 있음의 조건 속에서 그는 그렇게 아프게 될 수 있다. 형소 사회적 분노를 아들에게 토해낸 아버지는 훗날 아들의 극한 외로움과 불안의 이유가 될 수 있다. 아버지와의 더불어 있음이 그에겐 독일 수도 있었다. 잔인한 선생 같지 않은 선생 역시 제자의 훗날 아픔의 이유일 수 있다. 그의 곁에 있었다는 것이 그에겐 아픔일 수 있다. 건강하던 이도 어디에서 누군가와 혹은 무엇과 더불어 있음에 의하여 훗날 아픈 사람이 될 수 있다. 곁에 있는 가족과 선생이 독약이 될 수 있다. 훗날 기억도 할 수 없는 시간의 아픔. 그 아픔의 이유가 될 수 있단 말이다. 

'나'는 지금 무엇과 혹은 누구와 더불어 있는가? 그것은 나도 모르는 사이 나는 무엇으로 서서히 이끌어갈 것이다.  나의 가능성은 더불어 있음으로 이루어져있고, 앞으로 이루어갈 현실성 역시 더불어 있음 가운데 구현될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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