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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

유대칠의 일반 형이상학 1 Generalis Metaphyscia Daechilyi 1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2. 31.

형이상학의 고민거리는 무엇인가?

‘형이상학(Metpahysica)’은 움직이지 않는 것, 변화하지 않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만일 형이상학이 그와 같이 움직이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것만을 연구한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 대한 것이 아닌 것이 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움직이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며 죽어가는 것도 결국은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이다. 발 하늘의 빛나는 별도 움직이는 것이다. 적어도 형이상학이 변화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이라면 그 학문은 이 세상의 것을 연구하지 않는 것이 된다. 그렇다면 그러한 학문이 과연 우리 사람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지식인들의 언어 유희 그 이상의 것이 아니게 된다. 그렇기에 형이상학에 대한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형이상학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겠다.

형이상학은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 혹은 변화하거나 변화하지 않는 것이란 틀을 넘어서는 것을 연구하는 것이 학문이다. 신이 움직이든 움직이지 않든 상관 없이 신은 그것을 넘어 ‘있는 것’이라면, 신은 형이상학의 고민 거리가 된다. 형이상학은 움직임과 정지가 아니라, 더 근원적으로 움직이며 ‘있는 것’, 정지해 ‘있는 것’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반적인 것, 즉 ‘있는 것’을 고민하는 학문이다. 수학적으로 있는 것은 수학이 다룬다. 특수하게 있는 것을 다루니 그것은 특수학이다. 사회적인 것은 사회학이 다루고 심리적인 것은 심리학이 다룬다. 화학적인 것은 화학이 다루고 물리적인 것은 물리가 다룬다. 이 모든 것들은 어떻게 ‘있는 것’을 다룬다는 점에서 ‘특수학’이며 ‘일반학’이 아니다. ‘형이상학’은 ‘일반학’이다. 그것은 무엇으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 그 자체’를 다룬다. ‘있는 것으로 있는 것’을 다룬다. ‘있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자. ‘있는 것’, 그것은 죽어가며 있기도 하고, 살아가며 있기도 하고, 또 웃으며 있기도 하고 슬퍼하며 있기도 한다. 가만히 있기도 하고, 돌아다니며 있기도 한다. 있는 것은 이와 같이 저마다 다른 모든 것을 포함하며 넘어서 있는 가장 일반적인 것으로 있다. 형이상학은 바로 그것을 고민한다. 그것이 형이상학의 고민거리다. 신적으로 있는 것만 다루는 학문도 아니고, 속된 것으로 있는 것만을 다루는 학문도 아니다.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가장 일반적인 것, 바로 그것을 고민한다.

여기에서 ‘있다’는 것, 그 ‘있다’는 관점에서 모든 것을 사유하는 것, 나의 ‘있음’과 너의 ‘있음’ 그리고 그것의 ‘있음’을 넘어서 그 초월의 ‘있음’, 나의 ‘있음’과 너의 ‘있음’에 한정된 ‘있음’이 아닌 초월한 그 순수 ‘있음’의 관점에서 모든 것을 보려는 것이 ‘형이상학적 시선’이다.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무엇으로 있고, 무엇을 향하여 있다. 여기에서 무엇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도 말이다. 돌은 돌이란 무엇으로 있으며, 석상이나 집 그리고 맷돌 등 다양한 무엇인가를 향하여 있다. 무엇으로 있는 상태를 두고 ‘형상’(forma)이라 하고, 무엇을 향하여 있는 상태를 두고 ‘질료’(materia)라고 한다. 형상은 지금 당장 무엇으로 불릴 이름을 준다. 질료는 미래를 향한 무엇이 되게 한다. 질료의 상태에 있는 모든 것은 미래가 있다. 형상의 상태에 있는 모든 것은 현재가 있다. 산 모든 것은 미래가 있다. 늙어가는 무엇인가는 매일 새롭게 한걸음씩 죽어간다는 점에서 죽음이란 마지막을 향하여 매일 새로운 한걸씩 걸어간다는 것이 된다. 죽음이란 목적을 향한 가능성으로 산 것은 그렇게 죽음을 향한 질료다.

모든 살아있는 것은 지금 살아있다는 점에서 무엇으로 있지만, 지금 생명체이지만, 죽음이란 목적을 향하여 나아간다는 점에서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향하여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죽음 역시 그 존재에 한몫을 하고 있다. 그렇게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보통의 존재들은 형상과 질료로 이루어진다. 무엇으로 있으며 무엇이 되어간다.

형이상학은 형상으로 있든 질료로 있든 혹은 신과 같이 오직 형상으로만 있든 상관 없이 있는 모든 것을 고민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있는 것 바로 그것을 다룬다. 있는 것으로 있는 것, 바로 그것을 고민한다. 현실적으로 있든 혹은 가능적으로 있든 상관 없이 있는 것 모두를 형이상학은 고민한다. 죽어가든 살아가든 상관 없이 말이다. 그러니 형이상학은 이 세상에 매우 필요한 학문이다. 있는 것을 알아야 좋게 있는 것이든 나쁘게 있는 것이든 있는 것이든 단단하게 논의해 볼 수 있다.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이 가장 기초이기 때문이다. 형이상학이 다루는 초월적인 것의 의미는 벗어난 초월이 아닌 가장 기초가 된다는 의미에서 초월이다.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이 바를 때, 좋게 있는 것을 제대로 고민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있는 것도 아름답게 있는 것도 제대로 궁리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말이다. 우선 있는 것을 제대로 고민한 이유 윤리학이든 법학이든 의학이든 자연학을 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형이상학은 가장 나중에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라, 가장 먼저 연구해야 할 혹은 학습해야 할 학문이다.

유지승
2020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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