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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함부로 비난하지 마세요. (더불어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15)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1. 25.

7 그러므로 하느님께 복종하시오. 악마에게는 대항하시오. 그러면 그가 여러분을 피할 것입니다.

8 하느님을 가까이하시오. 그러면 그분이 여러분을 가까이하실 것입니다. 죄인들이여, 손을 깨끗이 하시오. 마음이 헷갈린 자들이여, 마음을 정결하게 하시오.

9 탄식하고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시오, 여러분의 웃음은 슬픔으로, 기쁨은 근심으로 바꾸시오.

10 주님 앞에서 스스로 낮추시오. 그러면 그분이 여러분을 높여 주실 것입니다.

11 형제 여러분, 서로 비방하지 마시오. 형제를 비방하거나 자기 형제를 심판하는 사람은 율법을 비방하고 율법을 심판하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그대가 율법을 심판하면 그대는 율법의 실천자가 아니라 심판자입니다.

12 입법자와 심판자는 한 분뿐이시니 그분이야말로 구원할 수도 있고 멸망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웃을 심판하는 그대는 누구입니까?

(<야고보의 편지> 4장 7-12절)

남의 마음을 함부로 읽는 것은 큰 악행입니다. 한마디로 나쁜 짓입니다. 마치 과거 어느 드라마에 등장하는 광인의 관심법을 가진 사람이라도 되는 듯이 남의 마음을 맘대로 읽고 함부로 평가합니다. 저 사람은 세상 편하게 살기 위해 도덕적으로 나쁜 사람이라고 하거나, 저 사람은 세상 편하게 살기 함부로 남을 괴롭히는 사람이란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막상 남의 마음을 그렇게 함부로 읽고, 남을 쉽게 비방하며 자신을 이 세상 모든 일에 판사라도 되는 듯이 살아가는 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참으로 관대합니다. 남을 비방하지 말고 스스로를 돌아봅시다. 

이 세상 누구도 함부로 누군가에 의하여 무시될 사람은 없습니다. 나와 아무리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말입니다. 종교가 다르고 사상이 다르고 이런저런 가치관이 다르다 해도 함부로 무시받아야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우린 너무 쉽게 함부로 남의 생각을 읽고 함부로 나는 너를 다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함부로 말입니다. 

종교를 가진 이들이 유독 더 합니다. 자신만이 예수의 뜻을 안다는 듯이 이야기하지만 그 말속에선 온갖 교만과 무시와 멸시가 가득합니다. 남에게 상처 주기를 아무것도 아니란 식으로 합니다. 그러나 스스로는 한 없이 깨끗하다 생각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마음으로 저지르는 살인도 살인입니다. 남의 마음을 함부로 읽으며 조롱하는 것은 남을 향한 폭력입니다. 눈에 보이는 폭력만이 폭력인가요? 보이지 않는 폭력도 폭력입니다. 스스로의 폭력엔 그렇게 관대하면서 남의 보이는 폭력엔 그렇게 차갑습니다. 특히 종교를 가진 이들이 더 심합니다. 

신부라면서 목사라면서 수도자라면서 전도사라면서 하느님 보고 산다면서 막상 바로 옆 이웃의 마음, 그 상처는 보지 않고 모른다니 참 서글픈 일입니다. 그렇게 성당에 교회에 열심이라면서 함부로 남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그 마음을 보면 참 서글픕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살아가기도 참 바쁜 세상입니다. 남의 악행엔 그렇게 민감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고 그저 나는 저 처럼 나쁜 놈은 아니란 식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보면 또 다른 잔혹한 악을 마주하게 됩니다. 정말 이웃을 바라보며 마주해야 하는 것은 그들의 허물과 실수를 함부로 평가하고 조롱하고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아픔입니다. 그 아픔을 마주하고 그 아픔의 벗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아픔의 옆에 있어 주는 것입니다. 아픔에 대해서는 그렇게 무관심하고 고개 돌리며 살면서 남의 비방엔 앞서는 이들을 보면 서글픕니다. 꽃처럼 살고 싶다고 바람처럼 살고 싶다고 하면서 우리의 더불어 있음에 독약이 되는 모습을 보면 서글픕니다. 

심판이 되어 함부로 판결을 내리며 살기 보다는 정말 이웃이 되어야겠습니다. 그것이 신앙을 떠나 우선 온전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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