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강학회

참아봅니다! (더불어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18)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2. 1.

7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주님이 내림하실 때까지 참고 견디시오. 보시오, 농부는 땅의 귀한 열매를 기다립니다. 가을비와 봄비를 맞아 열매가 익을 때까지 그는 참고 견딥니다.

8 그러니 여러분도 참고 견디시오. 주님의 내림이 다가왔으니 마음을 굳게 가지시오.

9 형제 여러분, 심판을 받지 않도록 서로 불평을 터뜨리지 마시오.보시오, 심판자가 문 앞에 서 계십니다.

10 형제 여러분, 주님의 이름으로 말한 예언자들을, 괴로움을 당하면서도 참고 견디는 본보기로 삼으시오.

11 보시오, 우리는 인내하는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욥의 인내에 관하여 들었고, 주님이 마련해 주신 그 결말에 관하여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과연 동정심이 많고 자비로운 분이십니다.

(<야고보의 편지> 5장 7-10절)

신앙을 가진 이가 이 땅에서 할 일은 참고 참는 것입니다. 무엇을 참아야할까요? 이 세상 여러 가지 참을 것이 있지만 가장 먼저 참아야 하는 것은 자신의 이기심입니다. 아집에 사로 잡히지 않도록 조심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더 가지고 싶은 욕심에 남을 아프게 하는 것은 아닐까. 더 높아지고 싶은 이기심에 남을 무시하는 것은 아닐까. 더 강해고 싶은 아집에 남을 이용하는 것은 아닐까. 항상 돌아보며 또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참고 참아야 합니다.

더불어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렵습니다. 때론 뒤로 물러나 다 같이 가야합니다. 자신은 더 빨리 더 높게 갈 수 있지만 모두를 위해 참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남 탓을 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으며 사는 것, 참 힘든 삶입니다. 힘들게 참고 참는 삶입니다. 하지만 그 참음은 모두를 위한 것이지만 곧 나를 위한 것입니다. 나는 우리 모두 가운데 온전한 나로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더불어 있음은 '참된 나 되기'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참된 나가 되기 위해 참고 참는 것입니다.

홀로 더 많이 가졌다며 좋아라하는 나보다 더불어 모두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 되는 그런 기쁨 속의 나가 더 행복한 나일지 모릅니다. 아니 그렇습니다. 그럴 것이 분명합니다. 

오랜 시간 전쟁의 승자와 같은 행복을 믿어왔습니다. 더 많이 얻기 위해 항상 누군가와 싸우고 또 누군가를 믿지 못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사이 나 자신도 누군가에게 그러한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다투어야 하는 사람이 되어 있고, 믿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했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세상의 원리라 생각했습니다.  

참아 봅니다.

온전히 '나' 하나만의 '나'로 살아가는 '홀로 있음'의 '나'가 아니라, '우리' 가운데 '너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더불어 있음'의 '나'가 되기 위해 참아 봅니다. 진정한 나가 되기 위해 참아봅니다. 진짜 '나'로 있어 봅니다. 그 길은 아파고 힘든 길이 아니라, '우리'가 되기 위한 길이며, '우리' 가운데 '나'로 온전히 있게 하는 길입니다. 더불어 있음의 길은 바로 그러한 길입니다. 참 행복의 길이며 하느님과 더불어 살아가는 길입니다. 

모두가 흩어지고 흩어진 지금입니다. '홀로 있음'이 너무나 당연한 지금입니다. 참지 못하는 지금입니다. 그런 지금이기에 더욱 더 간절히 서로가 서로와 더불어 만나야 하는 지금입니다. 더불어 참된 우리를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지금입니다.

억울한 죽음과 고난에 더불어 울고 더불어 화내며 그렇게 이 사회의 아프고 가진 것 없는 이를 홀로 아프게 하게 하길, 더불어 있음의 길, 더불어 서로가 서로를 안아주는 길,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길, 지금은 바로 그 길이 더 간절한 때입니다.

가난하고 힘들고 아픈 이들을 이용하고 무시하는 시대, 나 역시 이용당하고 무시 받는 시대, 더욱더 온전히 행복한 나이기 위해 참아 봅니다. '더불어 있기' 위해 참아 봅니다. '나'와 '너'가 '더불어 만나기' 위해 참아야 합니다. 모두가 흩어진 지금, 더불어 만나기 위해 참아 봅니다. 그 참음이 만남의 시작이며, '더불어 있음'의 시작입니다. '하느님과 더불어 있음'의 시작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2 01

[오캄연구소의 길이 홀로 감이 아닌 더불어감이 되도록 후원해주실 분들은 카카오 뱅크 3333-16-5216149 (유대칠) 혹은 국민은행 96677343443 (유대칠)로 함께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구에서 '교부 문헌 강좌'와 '더불어 신학' 그리고 철학 강좌를 준비합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summalogicae@kakao.com으로 문의해 주시면 됩니다. 서로에게 고마운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대칠.]

<위의 두 권은 저의 칼럼 모음집과 묵상집입니다. 앞으로 저의 칼럼과 길지 않은 글들은 모두 일정 분량이 되면 모음집으로 묶을 생각입니다. 오캄연구소를 위하여 구입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 두 권의 책은 저의 저서입니다. 더불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유대칠, <복음이 전하는 더불어 삶의 행복> (이 책은 링크된 '부크크 서점'과 '예스 24' 그리고 '교보' 사이트에서만 구매 가능합니다.)

www.bookk.co.kr/book/view/94794

 

복음이 전하는 더불어 삶의 행복

홀로 외로운 시대, 홀로 더 많은 것을 누리며 불행한 시대, 정말 제대로 행복한 것을 무엇인가를 예수의 <주님의 기도>와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묵상한 묵상 모임집이다. 더불어 있음의

www.bookk.co.kr


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www.bookk.co.kr/book/view/92628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모두가 홀로 누리며 홀로 높아지려는 시대, 그 아집으로 인하여 수많은 이들이 아프고 힘든 시대, 참된 더불어 행복하게 위한 더불어 있음의 철학과 더불어 있음의 신학을 궁리해 본다. 우리 시

 

w

ww.bookk.co.kr

유대칠, <대한민국 철학사>

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3690705\

 

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이 책은 이 땅에서 우리말 우리글로 역사의 주체인 우리가 우리 삶과 고난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한국철학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중국의 변방에서 중국을 그리워하며 한자로 철

www.kyobobook.co.kr

유대칠 <신성한 모독자>
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55401217&orderClick=LOA&Kc=

 

신성한 모독자 - 교보문고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지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철학자 13인이 일으킨 파문과 모독의 일대기를 다룬 『신성한 모독자』. 중세에서 이단이란 그리스도교 외부에 있는 다른

www.kyobobook.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