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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더불어 있어야합니다! (더불어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19)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2. 2.

12 나의 형제 여러분, 무엇보다 맹세하지 마시오. 하늘을 두고도 땅을 두고도 그 밖에 어떤 것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시오. 여러분이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오" 할 것은 "아니오" 하시오. 이렇게 해야 여러분은 단죄받지 않을 것입니다.

13 여러분 가운데 누가 고통을 받고 있습니까? 그런 사람은 기도하시오. 누가 기쁨을 느낍니까? 그런 사람은 찬미의 노래를 부르시오.

14 여러분 가운데 누가 앓습니까? 그런 사람은 교회의 장로들을 부르시오. 그들은 주님의 이름으로 기름을 바르고 그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15 그러면 믿음의 기도가 병자를 구할 것이며 주님께서 그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 또한 그가 죄를 지었다면 용서받을 것입니다.

16 그러므로 서로 죄를 고백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여 치유를 받게 하시오. 의인의 힘찬 기도는 큰일을 해낼 수 있습니다.

17 엘리야는 우리와 같은 본성을 지닌 인간이었습니다. 그런데 비가 오지 않게 해 주십사고 그가 열심히 기도하니 삼 년 육 개월 동안 비가 땅에 내리지 않았고

18 그가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내려 땅이 열매를 냈습니다.

19 나의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 누가 진리를 떠나 헤매는 경우에 다른 이가 그를 돌아서게 한다면

20 이렇게 죄인을 그릇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그 사람은 그의 영혼을 죽음으로부터 구하며 허다한 죄를 덮어 버리게 된다는 것을 알아 두시오.

(<야고보의 편지> 5장 12-18절)

서로의 죄를 위하여 기도하면 서로 치유받게 됩니다. 더불어 있음의 신학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이것입니다. 서로의 죄를 위하여 서로 기도합시다. 나의 부족을 위한 기도에만 온 힘을 다하지 맙시다. 하느님은 그런 욕심의 기도는 들어주시지 않습니다. 하느님은 더불어 있음의 기도, 바로 그곳에 더불어 있어주시고 이미 그 기도가 현실이 되어 이루어졌음을 드러내 보여주십니다. 

가난하고 힘든 이들의 아픔을 남의 아픔으로 미루지 마세요. 나의 힘겨움이 아니라 그냥 고개 돌리지 마세요. 그렇게 홀로 자신의 부족만을 생각하지 마세요. 그 홀로 있음은 이미 죄입니다. 이 세상은 누구의 것으로 창조되지 않은 모두의 것입니다. 전체는 모두를 위한 공간입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전체가 모두를 위하여 존재할 때 이 세상은 하느님이 처음 아름답다 하신 그 세상이 됩니다. 나만이 더 가지겠다는 생각이 더 욕심을 낼수록 그 조화의 세상은 파괴됩니다. 직접 무기를 들고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욕심들만으로 이미 가난하고 힘든 이들은 더욱더 힘든 세상이 되어버립니다. 

가난하고 힘든 이들의 아픔을 남의 아픔으로 미루지 말고 우리의 아픔으로 안아봅시다. 그러면 가난한 이의 아픔은 덜어질 것이고, 그들의 미소 속에서 나의 누구됨도 조금은 더 따스해질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희망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존재에 희망이 되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실천합시다. 

아프고 힘들면 교회의 장로를 찾아 더불어 기도합시다. 교회의 선배들은 더 열심히 우리 가운데 '너'를 위하여 기도하는 '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상한 신앙의 초자연적 신비에 현혹되어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실천하는 신앙으로 더불어 기도하고 더불어 나눕시다. 그 더불어 있음이 머무는 곳에 하느님의 뜻도 머물 것이 분명합니다. 하느님의 뜻이 머무는 곳에 하느님의 뜻이 현실로 드러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현실로 드러난 곳은 홀로 배부른 곳이 아니라, 더불어 따스하게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곳입니다.

세월호의 비극이 있었지만 아직 그 비극으로 아픈 이들의 그 깊은 아픔은 치유되지 못하고 제대로 위로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실천합시다. 자신의 자리에서 작은 일이라도 그들과 더불어 있어봅시다. 정말 욕심이 없거나 정말 시간이 없다면, 작은 댓글 하나라도 더불어 있어 봅시다. 일자리를 잃은 많은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의 그 힘겨움은 남의 힘겨움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힘겨움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를 비롯하여 힘겨운 조건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 역시 남이 아닌 우리의 형제이고 자매입니다. 그들은 우리 가운데 나 아닌 나입니다. 온갖 차별로 아파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성적으로 지역적으로 학벌로 인하여 차별받으며 아파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들은 나일 수 있고, 나의 자녀일 수 있으며, 나의 사랑일 수 있습니다. 아니, 그들은 바로 우리입니다. 차별하고 무시하지 맙시다. 사랑하기도 바쁜 것이 신앙을 가진 이의 삶입니다. 이 추운 겨울 차가운 바닥에서 생각하는 노숙인을 위해 기도합시다. 이런저런 것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들의 아픔을 보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들도 우리입니다. 그들도 우리에게 남이 아닙니다. 장애로 힘겨운 모든 이들과 그 이외 온갖 질병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특히나 돈이 없어 몸의 아픔보다 마음의 아픔이 더 깊은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합시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함부로 조롱하고 무시하고 탓하지 맙시다. 그들은 우리가 탓해야 할 남이 아니라, 우리 자신입니다.

야고보는 편지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형제 여러분, 갖가지 시련에 싸일 때에 여러분은 그것을 큰 기쁨으로 여기시오."

아집을 이기고 산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홀로 잘 살려는 마음을 이기고 더불어 잘 살아보겠다는 것! 정말 힘든 일입니다. 생색내고 싶은 것이 사람입니다. 자랑하고 싶은 것이 사람입니다. 남보다 더 가지고 더 강해지고 더 높아지려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참는 것 쉽지 않은 일입니다. 바보로 여겨질지 모릅니다. 자기 욕심과의 싸움, 그 시련을 이기고 진짜 '나'가 되어 봅시다. 우리 가운데 더불어 행복한 '나'! 우리 가운데 더불어 따스한 '나'! 그런 '나'가 되어 봅시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여 기도하는 가운데 '나'는 정말 하느님이 웃으시는 나로 있게 됩니다. 

기억합시다. 나는 홀로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홀로 있는 나는 나의 아집과 욕심이 패배한 노예입니다. 그 아집과 욕심으로 부터 자유로운 나! 더불어 있음의 나가 되어 봅시다. 그리고 그냥 그리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살아봅시다. 더불어 살아봅시다. 그 더불어 있음의 나에게 구원 역시 이미 이루어진 현실일 것이고 하느님의 계심 역시 이미 그대로 드러나 있을 것입니다.

기억합시다. 나는 홀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더불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나의 참모습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야고보가 우리에게 전하는 편지의 지혜이기도 합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2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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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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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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