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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눈을 뜨면 됩니다. (더불어 신학의 요한1서 읽기 2)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2. 5.

5 우리가 그분에게서 듣고 여러분에게 알리는 소식은 이러합니다. 곧 하느님은 빛이시고 그분 안에는 어둠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6 우리가 그분과 친교를 나눈다고 말하면서도 어둠 속을 거닐고 있다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지, 진리를 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7 하지만 그분이 빛 속에 계신 것처럼 우리가 빛 속을 거닐고 있다면 우리는 서로 친교를 나누고 또한 그분의 아들 예수의 피가 우리를 온갖 죄에서 깨끗하게 해 줍니다.

8 우리가 죄 없다고 말한다면 우리 자신을 속이는 것이며 우리 안에는 진리가 없습니다.

9 우리가 우리의 죄를 고백한다면 그분은 진실하시고 의로우시니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고 온갖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해 주실 것입니다.

10 우리가 죄를 짓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우리는 그분을 거짓말쟁이로 만드는 것이며 그분의 말씀이 우리 안에는 계시지 않습니다.

(<요한 1서> 1장 5-10절)

그분은 빛이십니다. 그래서 그분을 믿고 따른다면 어둠 속에 있지 않습니다. 당연히 빛 가운데 있게 됩니다. 그런데 온 우주를 아름답게 빛으로 가득하게 창조하신 그분의 뜻과 달리 우린 우리 자신의 아집에 사로잡혀 눈을 감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아무리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였어도 어둠일 뿐입니다. 어둠은 그분께서 창조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감은 두 눈이 우리를 어둠으로 살게 한 것입니다. 복음은 눈을 떠 지금도 우리와 더불어 있는 그 빛을 마주하는 것입니다. 빛과 더불어 있음을 깨우치고 받아드리는 것입니다. 자꾸 아집과 고집의 이기심으로 눈을 감고 어둡다고 하는 것이 아니란 말입니다. 

눈을 뜨면 더불어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 나와 다르지만 더불어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 눈으로 제대로 뜨면 그에 대한 나의 관념이나 선입견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그를 보려 노력하고 노력하게 됩니다. 나의 선입견을 줄이고 줄이며 최대한 그에게 다가가려 노력하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점 더 제대로 더불어 있게 됩니다. 노숙자를 보면서 영혼의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은 그저 나보다 가난한 누군가이며, 가까이 다가서고 싶지 않은 누군가입니다. 영혼의 눈을 잘못 뜨면 선입견으로 가득한 노숙자를 보게 됩니다. 게으른 사람,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 등으로 모든 것은 그의 탓이고 나는 그와 더불어 살지 않아도 된다는 이런저런 이유들을 봅니다. 결국 영혼의 눈을 잘못 뜨면 자기 아집만 보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의 그를 향하여 눈을 제대로 뜨면 아픔이 보입니다. 이 시대의 부조리가 보이고, 그의 아픔이 보입니다. 그리고 더불어 있어야 할 이유들이 가득히 보입니다. 그것이 바로 자신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더불어 있는 세상이라면 빛으로 가득한 세상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는 세상,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세상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복음 가득한 세상, 빛으로 가득한 세상, 어둠이 없는 세상은 바로 이러한 세상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이 되는 세상 말입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한 없는 의무감을 주고 그 의무감 속에서 죄책감없이 함부로 구속하고, 어느 순간 그 구속이 일상이 되어 버리고, 국가란 이름으로 한 없이 착취하고 또 착취하고 그것을 충성과 애국이란 의무감 속에서 미화시켜 버리고 맙니다. 그렇게 세상이 돌아갈 때 가진 자는 누리고 없는 자는 한 없이 고통스럽습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아파하는 마음의 병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지 오래이고, 국가의 폭력이란 이름으로 아파하는 이들은 이미 너무나 많음을 우린 알고 있습니다. 

눈을 뜨고 빛의 세상을 보면 아집이 없습니다. 아집이 없으니 서로에 대하여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려 들지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절망의 이유가 되지 않고 희망의 시작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우리 가운데 더불어 있는 하나이지 나라는 존재가 우리 가운데 누군가를 이용하여 홀로 더 높아지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너는 나에게 적이나 이용의 대상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우리 가운데 나 아닌 나로 다가옵니다. 그러니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너'가 '너임'으로 있는 것을 응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빛의 세상의 보면! 그분이 창조하신 그 아름다움 세상을 살게 되면! 바로 여기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2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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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외로운 시대, 홀로 더 많은 것을 누리며 불행한 시대, 정말 제대로 행복한 것을 무엇인가를 예수의 <주님의 기도>와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묵상한 묵상 모임집이다. 더불어 있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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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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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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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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