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간유대칠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해지는 것입니다."(일간유대칠 2021 02 16)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2. 16.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 중)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누구도 죽습니다. 죽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난 모든 것이 죽으니 말입니다. 잘 죽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잘 죽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나의 마지막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차분히 하나씩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까지 손에서 무엇 하나 내려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원래 있는 곳에 되돌려 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린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도 원래는 아무것도 아니고 힘들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아니고, 원래 다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항상 우리네 몸을 봅시다. 원래 나의 것이 어디 있습니까. 나의 것이 아닌 무엇을 먹어 취하고 내 몸과 피가 되고, 나의 것이 아닌 공기를 받아 숨이 되는 것은 모두에게 같은 일입니다. 원래 나의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도 없던 나의 모습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다시 온전히 비워진 그 무엇이 된다는 것입니다. 온전히 비워진다는 것, 무엇으로도 있지 않으며, 순전히 비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있는 것이 원래의 나입니다. 그게 진짜입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진짜 내가 되어가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요. 그렇게 죽음이 내 삶의 완성으로 마무리되게 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요.   

가난, 어쩌면 그것이 내 있음의 참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는 참 그 모습에서 많이 벗어났고, 많이도 혼잡해진 듯합니다. 가난, 다시 그 가난을 생각해 봅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그리고 아름다운 내 지금을 위해 말입니다. 

유대칠

2021 02 16

 

 

[오캄연구소의 길이 홀로 감이 아닌 더불어감이 되도록 후원해주실 분들은 카카오 뱅크 3333-16-5216149 (유대칠) 혹은 국민은행 96677343443 (유대칠)로 함께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구에서 '교부 문헌 강좌'와 '더불어 신학' 그리고 철학 강좌를 준비합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summalogicae@kakao.com으로 문의해 주시면 됩니다. 서로에게 고마운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대칠.]

<위의 두 권은 저의 칼럼 모음집과 묵상집입니다. 앞으로 저의 칼럼과 길지 않은 글들은 모두 일정 분량이 되면 모음집으로 묶을 생각입니다. 오캄연구소를 위하여 구입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 두 권의 책은 저의 저서입니다. 더불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유대칠, <복음이 전하는 더불어 삶의 행복> (이 책은 링크된 '부크크 서점'과 '예스 24' 그리고 '교보' 사이트에서만 구매 가능합니다.)

www.bookk.co.kr/book/view/94794

 

복음이 전하는 더불어 삶의 행복

홀로 외로운 시대, 홀로 더 많은 것을 누리며 불행한 시대, 정말 제대로 행복한 것을 무엇인가를 예수의 <주님의 기도>와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묵상한 묵상 모임집이다. 더불어 있음의

www.bookk.co.kr


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www.bookk.co.kr/book/view/92628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모두가 홀로 누리며 홀로 높아지려는 시대, 그 아집으로 인하여 수많은 이들이 아프고 힘든 시대, 참된 더불어 행복하게 위한 더불어 있음의 철학과 더불어 있음의 신학을 궁리해 본다. 우리 시

 

w

ww.bookk.co.kr

유대칠, <대한민국 철학사>

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88993690705\

 

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이 책은 이 땅에서 우리말 우리글로 역사의 주체인 우리가 우리 삶과 고난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한국철학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중국의 변방에서 중국을 그리워하며 한자로 철

www.kyobobook.co.kr

유대칠 <신성한 모독자>
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ejkGb=KOR&mallGb=KOR&barcode=9791155401217&orderClick=LOA&Kc=

 

신성한 모독자 - 교보문고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지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철학자 13인이 일으킨 파문과 모독의 일대기를 다룬 『신성한 모독자』. 중세에서 이단이란 그리스도교 외부에 있는 다른

www.kyobobook.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