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법정, <아름다운 마무리> 중)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누구도 죽습니다. 죽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태어난 모든 것이 죽으니 말입니다. 잘 죽고 싶어 합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잘 죽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마무리가 나의 마지막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아름다운 마무리란 무엇일까요? 차분히 하나씩 내려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까지 손에서 무엇 하나 내려놓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하나씩 원래 있는 곳에 되돌려 놓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원래 있던 곳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린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높은 권력을 가진 사람도 원래는 아무것도 아니고 힘들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도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아니고, 원래 다들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항상 우리네 몸을 봅시다. 원래 나의 것이 어디 있습니까. 나의 것이 아닌 무엇을 먹어 취하고 내 몸과 피가 되고, 나의 것이 아닌 공기를 받아 숨이 되는 것은 모두에게 같은 일입니다. 원래 나의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도 없던 나의 모습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다시 온전히 비워진 그 무엇이 된다는 것입니다. 온전히 비워진다는 것, 무엇으로도 있지 않으며, 순전히 비워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있는 것이 원래의 나입니다. 그게 진짜입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진짜 내가 되어가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요. 그렇게 죽음이 내 삶의 완성으로 마무리되게 하는 것이 아름다운 마무리가 아닐까요.
가난, 어쩌면 그것이 내 있음의 참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나는 참 그 모습에서 많이 벗어났고, 많이도 혼잡해진 듯합니다. 가난, 다시 그 가난을 생각해 봅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서, 그리고 아름다운 내 지금을 위해 말입니다.
유대칠
2021 0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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