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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부끄러움을 알아야 합니다. (더불어 신학의 요한 1서 읽기 12)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2. 28.

20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고발하더라도 그렇습니다. 하느님은 우리 마음보다 더 크시고 모든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21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고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하느님 앞에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요한 1서> 3장 20-21절)

우리의 마음이 우리를 고발하는 때는 우리의 '양심'이 우리를 아프게 하는 때입니다. 양심의 가책으로 아파한다면, 그래도 건강한 것입니다. 문제는 아예 양심의 가책 조차 없는 단계입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절망이고 남에게도 절망을 안겨주면서 그것이 절망인지 모르는 그런 비극의 단계입니다. 성당을 다니고 교회를 다니고 절을 다녀도 이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이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절망의 이유인 것을 모르는 것입니다. 양심이 죽어 버린 것입니다. 양심이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양심이 살아있지 않으면 더불어 살아가지 못합니다. 그저 홀로 살아가면서 스스로에게도 남에게도 절망을 주고 살아갑니다. 정말 안으로 밖으로 슬픈 그런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은 교회의 이런저런 수레바퀴에 익숙해져 그냥 자신이 충실한 신앙인이라 생각합니다. 미사와 예배 그리고 예불에 빠지지 않으며 매일 정해진 시간 기도를 쉬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 찬양이 그저 몸에 익숙함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 기도가 입의 익숙함으로 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요? 그런 익숙함으로 스스로 충실한 신앙인이라 생각해도 양심 앞에선 무감각할 수 있습니다. 온갖 추악한 말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를 아프게 하면서 미안한 마음 하나 없을 수 있습니다. 저 사람이 신자인가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지만 스스로는 참으로 성실하고 올바른 신자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미 양심이 죽어 버려 부끄러움이라곤 찾을 수 없지만 스스로에 대해선 참으로 좋은 신앙인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 무서운 것은 바로 그러한 신앙인입니다. 독이 되어 있지만 스스로 독인지 모릅니다. 스스로 자신이 만든 독을 매일 일상으로 마시지만 그리고 남에게 그 독을 그렇게 마시게 하지만 스스로도 남에게도 자신이 독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양심 없는 사람,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은 더불어 살 수 없습니다. 남을 그렇게 아프게 하고 미안한 마음도 부끄러움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나 아닌 이와 더불어 살아가겠습니까? 남에게 상처만 주고 우리를 흩어져 분열하게 할 뿐입니다. 기억해야 합니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자신으로 아파하는 이들이 없는가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이기심으로 말입니다. 자기의 아집으로 아파하고 우리를 떠나는 이가 있는지 돌아보고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부끄러워할 일이 있다면 부끄러워하며 그 일을 되돌리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애써야 할 것입니다. 매 순간 이기심과 아집에 사로잡히지만 그것을 매 순간 노력하며 덜 부끄럽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삶이 되어야겠습니다. 

저는 오늘도 부끄럽습니다. 아직 한참 더 노력해야겠습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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