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우리가 청하는 것은 다 그분으로부터 받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분의 계명을 지키고 그분 앞에서 당신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23 그분의 계명은 이렇습니다. 곧 그분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그분이 우리에게 계명을 주신 대로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24 그리고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이는 그분 안에 머물러 있고 그분도 그 사람 안에 머물러 계십니다. 우리는 여기서 그분이 우리 안에 머물러 계심을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영을 통하여 압니다.
(<요한 1서> 3장 22-24절)
결국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랑하기 참 어렵습니다. 네가 이것을 하면 내가 이것을 하겠다는 식으로 사랑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항상 계산기를 들고 계산을 합니다. 내가 이런저런 사랑을 했으니 너도 나에게 이런저런 사랑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이건 사랑이 아니라 거래입니다. 서로 간에 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물건을 사듯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시합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당연함 속에 자신의 거래도 사랑이라 합리화해 버립니다.
그런데 그런 거래에선 약자에 대한 사랑은 없습니다. 약자는 가진 것이 없어 자신이 주는 것만큼의 무엇을 돌려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아무것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를 사랑하지 않습니다. 돌려주지 않으니까요. 거래할 것이 없으니까요. 이런 사랑은 강자를 향해서는 참으로 편합니다. 종종 내가 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을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러니 약자에겐 그리도 야박한 사랑이 강자에겐 그리도 관대합니다. 과연 이러한 것이 사랑일까요? 이러한 것이 서로 사랑하는 것일까요?
사랑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야야 하는 것에 대한 태도입니다. 보이는 것은 나보다 약하고 나보다 가진 것 없고 나 보다 덜할지 모릅니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자본이란 기준으로 보면 보이는 것은 더욱더 선명해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이는 것이 그의 실체적 진실이 아닙니다. 그의 실체적 진실은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보아야 하는 것, 보이는 것이 덜하고 부족한 그를 향하여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어쩌면 그의 힘겨움입니다. 지금 나의 앞에 나보다 덜 가져서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누군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힘겨운 누군가가 있는 것입니다. 나에게 신앙의 의무를 깨우치는 누군가가 있는 것입니다. 내가 더불어 있어야 할 누군가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정말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있어야 할 누군가가 지금 나의 앞에 있다는 것 말입니다.
예수를 따라 산다는 것 알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더불어 있어야 할 누군가와 더불어 있는 것입니다.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삶이 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너무나 편하게 나의 편에서 나의 이득을 계산하기 때문입니다. 아집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아집에서 한 걸음씩 걸어 나와 더불어 있어야 할 누군가와 더불어 있으려 노력하는 것, 그것을 위해 애쓰는 것, 바로 그것이 예수를 따라 산다는 것입니다.
우린 예수를 따라 살고 있을까요?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3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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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권은 저의 칼럼 모음집과 묵상집입니다. 앞으로 저의 칼럼과 길지 않은 글들은 모두 일정 분량이 되면 모음집으로 묶을 생각입니다. 오캄연구소를 위하여 구입해주시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래 두 권의 책은 저의 저서입니다. 더불어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유대칠, <복음이 전하는 더불어 삶의 행복> (이 책은 링크된 '부크크 서점'과 '예스 24' 그리고 '교보' 사이트에서만 구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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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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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대한민국 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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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신성한 모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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