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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

더불어있다는 것의 의미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19. 10. 25.
철학은 뒤에 서 있다. 앞에 있지 않다. 나란 있음의 주체도 치열한 생각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지 처음부터 주어진 것이 아니다. 주체만이 자기 철학을 가진다면 철학은 삶의 뒤에 찾아온다. 돌아보면 그때서야 망각 속에 있던 그 주체를 깨우치듯, 그리고 그 깨우침에서 철학이 오듯이, 철학은 분명 삶의 뒤에 온다.
그 돌아봄으로 알아야할 참됨이 선천적으로 주어진 것이든지 아니면 살아가면 일구어가는 후천적인 것이든지 그 참됨을 향할 그 주체는 바로 여기 나다. 자연과학이 아무리 앞서가도 그 참됨을 향하는 길의 얼마나 다양하더라도 그 주체는 나다. 그런데 그 주체란 것이 그리 보면 바로 '나'인데. 그 나란 있음의 무엇임은 나만의 몫이 아니다. 나란 존재의 무엇임은 나와 더불어 사는 너와의 만남에서 일구어지고 자라고 진화한다. 나는 너없이는 그저 있기만 할 뿐이고 단지 의식 한낱 조각일 뿐이고 너와 더불어 있음으로 나는 웃는 너에게서 나의 웃음을 보고 우는 너에게서 나의 울음을 본다. 너 역시 그럴 것이다. 우리 가운데 너에게서 나를 본다. 나는 우리 가운데 너로 인해 나란 존재가 된다. 그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한낱 의식을 넘어선 무엇이 된다. 나의 무엇임은 너와의 만남으로 가능하다.
철학의 주체, 내 철학의 주체, 그 철학이 뿌리 내릴 그 주체는 바로 우리 가운데 나와 너, 우리 가운데 너로 인한 나이다. 한낱 의식이 아닌 무엇으로 살게 하는 그 주체는 항상 너와 우리 가운데 있으니 말이다.
만남의 뒤에 주체가 온다. 무엇으로 있는 살아있는 주체가 온다.

유대칠 씀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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