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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읽기

'나'는 '너'를 통해 진정한 '나'가 된다. (<대한민국철학사> 읽기)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4. 24.

"'나'는 '너'를 통해 우리가 됨으로 '진정한 나'가 된다. 너는 나에게 철학적 구원의 길이며, 철학의 신이 내민 손이다.  나 역시 너에게 그러한 존재다. 그렇기에 너를 비우는 홀로 있는 나의 자기반성이 참된 나를 이루지 못한다. 참된 철학적 구원으로 이끌지 못한다. 우리 가운데 너를 만나야 한다. 꼭!" (<대한민국 철학사> 40-41쪽)

너를 통하여 나는 온전한 나로 있게 된다. 너 없이 나 홀로 온전한 나로 있지 못한다. 나는 너로 인하여 너와 더불어 나로 있게 된다. 그러니 너는 온전한 나를 향한 문이며, 온전한 나를 향한 구원의 시작이고 그 구원을 향하여 신이 내민 손이다. 그저 있을 수 있다. 너 없어도 생물학적으로 그냥 살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저 살아있는 것이 나에게 뜻을 품지 않는다. 뜻을 품고 나에게 다가오는 그 있음은 '그저 있음'이 아니라 '누구로 있음'이다. '누구로 있음'의 그 순간, 항상 나는 너와 더불어 있다. 가족이란 너와 더불어 나는 누구로 있었고, 친구와 벗 그리고 연인이란 너와 더불어 나는 누구로 있었다. 그리고 그 누구로 있는 나는 나에게 뜻으로 다가온다. 더불어 있는 나는 나에게 뜻으로 다가온다. 비록 그 뜻의 시간에 나에게 아픔이고 고난이지만 그 아픔과 고난이 나에게 불행은 아니다. 그것은 온전한 나로 나아가는 힘겨운 참된 '나'됨의 여정일 뿐이다. 그리고 그 힘겨운 여정이 참 행복이다. 더불어 우리가 되어가는 그 여정이 참 행복이다. 누군가 홀로 크게 웃고 누군가 홀로 크게 아파하는 세상이 아니라, 소소한 미소라도 더불어 살아가는 것, 우리 가운데 나와 네가 서로가 서로에게 미소의 이유가 되는 그 더불어 있음이 참된 행복이다. 더불어 있음 그 자체가 이미 참된 행복의 드러남이다. 그리고 그 더불어 있음의 순간이 신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신은 수많은 이들의 눈물을 거름으로 그들의 아픔을 거름으로 살아가는 홀로 웃는 승자의 벗이 아니라, 아프고 힘든 길이지만 홀로 앞서 가기보다 더불어 일어서는 그 민중의 벗이다. 그들의 더불어 있음, 그 있음이 곧 신의 드러남일 것이다. 고난 속 홀로 누림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이의 그 고난 속에서 민중은 신을 그 이 땅에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 더불어 있음을 통하여 신의 자기 드러남을 자기 존재로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자기 존재가 신과 따로 있지 않은 모습을 더불어 있음을 통하여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저기 저 아프고 힘든 이가 홀로 울며 있다. 그 사실을 안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저기 저 아프고 힘든 역사가 홀로 아프고 있다. 이 사실을 안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더불어 있어야 한다. 저기 저 아프고 힘든 이와 그 역사에 더불어 있어야 한다. 그 더불어 있음이 신의 있음을 이 땅에 보이는 것이며 신의 있음과 우리의 있음을 더불어 있게 하는 것이다. 하나 되게 하는 것이다. 가난한 이에게 작은 것 하나 던져주며 자신의 우월감과 자신의 더 많은 소유를 과시하는 것은 참된 더불어 있음이 아니다. 가난한 이에게 작은 것 하나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옆에서 그들과 더불어 울어야 한다. 그들의 눈물이 남의 눈물이 아니라 우리의 눈물이 되게 더불어 있어야 한다. 그때 그 눈물은 남의 눈물이 아니라, 나의 눈물이고, 우리의 눈물이고, 신의 눈물이며, 진실의 눈물일 것이다. 더불어 있음의 눈물일 것이다. 더불어 있음의 눈물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지식에 그치지 않게 하고 일어나게 하고 분노하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 철학도 바로 그러한 지식일 때, 그러한 지혜일 때, 참된 철학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역동성이 역사의 주체가 될 때 이 땅 역사는 민중이 참 주인이 되게 될 것이다. 고난의 주체가 역사의 주체가 될 것이다. 홀로 있음의 세상이 아니라, 더불어 있음의 세상이 될 것이다. 홀로 우는 세상이 아니라, 더불어 일어서는 세상이 될 것이다.

유대칠 

2021 04 24

aladin.kr/p/BW2W9

 

대한민국 철학사

이 땅에서 우리말, 우리글로 역사의 주체인 우리가 우리의 삶과 고난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한국철학이다. 위계의 사회였던 조선을 제대로 뒷받침해준 성리학과 이후 사민평등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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