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여러분이 화려한 옷차림을 한 사람에게는 특별한 호의를 보이며 '여기 윗자리에 앉으십시오.' 하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거기 서 있든지 밑바닥에 앉든지 하시오.' 하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불순한 생각으로 사람들을 판단하여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야고보의 편지 2장 4-5절)
돈 좀 있어 보이면 그가 더 대단한 사람이고 더 높은 사람인가요? 돈이 없으면 그는 초라한 사람이고 낮은 사람인가요? 이렇게 사람을 나누어 보는 시선 그 자체가 바로 '악'입니다. 저는 악마는 다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서로 나누고 누군가를 무시하고 조롱하며 차별하는 그 마음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바로 그런 차별의 마음이 바로 악마입니다.
가난하고 아프고 힘든 이의 그 고단함을 생각하면 그가 오히려 더 편한 자리에 앉는 거 바로 그게 선입니다. 그게 바로 신의 뜻일 겁니다. 예수가 사람의 가진 것을 보고 서로 다르게 대했는가요? 예수가 돈 많은 사람을 좋아하는 그런 존재였나요? 아닙니다. 만일 예수가 돈을 좋아하고 돈으로 사람을 판단했다면 누구도 예수를 따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신도 아니고 사람 중에도 아주 못된 사람이니 말입니다. 예수는 돈으로 사람을 나누지 않았습니다.
어디 돈만의 문제인가요? 여기저기 참 다양한 차별이 존재합니다. 너무 다양합니다. 학벌로 사람을 차별합니다. 누구는 유학 다녀오고 좋은 대학 나와서 대단하다고 이야기하며, 누구는 학벌이 없으니 낮게 봅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세요. 우리 사회를 이렇게 힘들게 만든 건 학벌 좋은 사람들이지 학벌 없는 사람이 아니니다. 오히려 이 시대의 수난자가 학벌 없는 사람입니다. 그들이 이 시대의 부조리란 십자가를 진 이들입니다. 많이 배웠다고 이 시대의 고난을 안다 착각하지 마세요. 많이 배웠다고 자신의 생각이 답이라 착각하지 마세요. 많이 배웠다고 자신이 지혜롭다 착각하지 마세요. 많이 배운 만큼 더 사악하고 더 탐욕 가득한 존재일 가능성이 큽니다. 오히려 자신은 낮추고 낮추세요. 바닥보다 더 낮게 이 시대의 부조리 그 부조리를 부수는 새 시대의 거름이 되기 위해 땅으로 들어가 새 시대의 생명을 위한 거름이 되세요. 높은 자리 앉아 화려한 옷 입고 큰 소리 칠 생각하지 말고 말입니다.
성별로도 차별하지 마세요. 종교와 문화 그리고 인종 그 모든 것으로 서로 차별하지 마세요. 사이 좋게 더불어 살기도 오랜 시간 살지 못하는 것이 우리입니다. 싸움으로 서로 적이 되지 말고 사랑으로 하나 되세요. 하나 되라는 말이 서로의 개성을 무시하고 무색한 하나가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다양한 색이 가득한 아름다운 꽃밭과 같은 하나가 되세요. 서로 문화가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옷차림이 달라도 그것이 무슨 문제입니까. 오히려 그것을 차별의 눈으로 보고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싫은 마음을 당연시하는 자신에게서 악을 감지하고 돌아보고 돌아보세요. 바로 당신이 불순한 생각으로 사람을 차별하는 악이니 말입니다.
돈 없다는 이유로 땅바닥에서 살아선 안 되고 다른 종교와 다른 문화 그리고 다른 인종이란 이유로 땅바닥에서 살아도 안 됩니다. 낮은 학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스로 돌아봅시다.
우린 불순한 생각으로 차별하며 살고 있지 않은지 말입니다.
유대칠
2022년 08년 26일
<대한민국철학사>와 <신성한 모독자> 그리고 <일반형이상학입문> 등의 저자이며, 라틴어로 쓰인 니콜라우스 쿠사누스의 <감추어 계신 하느님에 대한 대화>를 한국어로 번역한 역자이기도 하다. 광주 시민자유대학에서 중세 철학과 고전을 강의했으며, 경향신문의 시민대학에서 중세철학을 강의했다. 또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를 위한 철학을 강의했으며, 대구 소방본부에서 논리학을 강의하기도 하였다. 대학에서 10여 년간 글쓰기와 인문학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뿐 아니라, 한국방송 인문학 라디오 방송에 출연하기도 하였고,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에 철학자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지금은 철학사와 고전 그리고 고전어를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에서 강의하고 있다.
[오캄연구소의 길이 홀로 감이 아닌 더불어감이 되도록 후원해주실 분들은 적은 금액이라도 정기적으로 비정기적으로 혹은 일회적으로 카카오 뱅크 3333-16-5216149 (유대칠)로 함께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대구에서 '철학 강좌'와 '더불어 신학' 그리고 '위로의 철학 강좌' 등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줌으로도 고전 강독 강의와 철학사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하실 분들은 summalogicae@kakao.com으로 문의해 주시면 됩니다. 서로에게 고마운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유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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