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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신학

신은 어디에 있을까?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3. 2. 27.

저에게 신은 기적의 존재가 아닙니다. 살아가면서 한 번도 기적이란 것을 경험한 적이 없습니다. \

오히려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쉼 없이 일어났습니다. 

저의 가족은 여러 차례 참 다양한 수술들을 받아왔습니다.

남들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정말 쉼 없이 일어났습니다.

기적은 없었습니다.

그런 중에도 이기적인 사람들이 더 많았습니다.

아프고 힘들 때 

더 강하게 저를 밀어내고 

저의 자리를 차지한 사람도 있고

아프고 힘들 때 

저 심하게 모욕하고 차별하는 이들도 많이 봤습니다.

고난 속에 은총을 주신다거나 

이런 것도 저는 잘 모릅니다.

그냥 힘들고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아픔을 아무것도 아니란 듯이 이야기하는 이들이 

사실 싫습니다. 

신이 주신 고난이란 선물이란 식의 말...

정말 나를 남이라 생각하는 이의 말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말 나를 남이라 밀어내는 이들이기도 했습니다.

신은 어디 있을까요?

잘 모르지만

신은 교회에도 성당에도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신은 이런 힘겨운 가운데 

함께 하는 드문 누군가의 손길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큰 돈을 선물하는 손질이 아니라

힘들 때 힘들다 말할 수 있는 그런 손질 말입니다.

참 드물지만 그 손길...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손길이 되어야겠다 생각합니다.

교회를 다니지 않고 

성당을 다니지 않아도 

나에게 손길로 다가온 이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아가려 합니다.

작지만 작은 대로 

나의 자리에서 나의 방식으로...

그렇게...

힘든 누군가 그토록 간절한

신의 자리

그 신의 자리가 어쩌면 나의 작은 손질일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손길이 되려는 삶의 애씀

나에겐 그것이 신앙입니다. 

 

2023년 02월 27일 

유대칠

제주 대정현성에서 2023년 사진 유한결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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