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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존재론94

철학연습 20181011 이별은 미(美)의 창조(創造) 만해 한용운 이별은 美의 創造입니다 이별의 美는 아침의 바탕(質)없는 황금(黃金)과 밤의 올(絲)없는 검은 비단과 죽음 없는 영원(永遠)의 생명(生命)과 시들지 않는 하늘의 푸른 꽃에도 없습니다 님이여 이별이 아니면 나는 눈물에서 죽었다가 웃음에서 다시 살아날 수가 없습니다 오오 이별이여 美는 이별의 創造입니다 -- 추억은 현실의 왜곡이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은 우리에게 남이다. 남 중에 남이다. 다가갈 수 없는 남이다. 나는 그 남에 대한 관념 속에 산다. 그 관념 속에 살기에 나를 이루는 존재론적 양분들은 하나 같이 현실을 온전히 담지 못한 왜곡된 관념들이다. 그 왜곡의 관념 속에서 나는 나로 존재한다. 왜곡을 넘어 나에게 남이 아닌 너로 온전히 있는 관념을 벗은 너에 .. 2018. 10. 12.
윤동주의 위로 위 로 거미란 놈이 흉한 심보로 병원 뒷뜰 난간과 꽃밭 사이 사람 발이 잘 닿지 않는 곳에 그물을 쳐놓았다. 옥외요양을 받는 젊은 사나이가 누워서 쳐다보기 바르게―― 나비가 한 마리 꽃밭에 날아들다 그물에 걸리었다. 노―란 날개를 파득거려도 파득거려도 나비는 자꾸 감기우기만 한다. 거미가 쏜살같이 가더니 끝없는 끝없는 실을 뽑아 나비의 온몸을 감아버린다. 사나이는 긴 한숨을 쉬었다. 나이보담 무수한 고생 끝에 때를 잃고 병을 얻은 이 사나이를 위로할 말이――거미줄을 헝클어 버리는 것밖에 위로의 말이 없었다. 윤동주 (아래 오디오는 저가 그냥 녹음한 것입니다.) 오늘 거미 한 놈을 죽었습니다. 그냥 저의 머리 위로 스쳐지나다 떨어졌는지 그만 저의 머리 쪽으로 떨어진 놈에게 놀란 나는 그냥 녀석을 너무 힘차.. 2018.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