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할 때 나의 옆에서 쉼없이 지지직 지지직 소리를 내고 있는 친구는 라디오다.
그냥 그렇게 지지직 지지직 소리를 내면서 내가 듣는 거의 유일한 방송 채널인 KBS 클래식을 들려준다.
아날로그에 대한 감성인지 그런 것은 모르겠다.
그냥 지지직 지지직 그 소리도 그냥 그대로 그 음악과 하나되어 있는 것 같아서 그렇게 나쁘지 않다.
약간의 잡음이 들어가서 오히려 편한 것이 나의 인생이다.
이 라디오도 지금 자기 자리에서 얼마나 열심히 주파수를 잡아서 소리를 바꾸어 나에게 들려주는가 말이다.
그 잡음도 그 노력과 애씀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아예 잡음만 나와도 나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노력하고 노력해서 그 가운데 음악을 잡아서 들려준다.
내 인생도 무지하게 잡음이 많다.
글솜씨도 좋은 것도 아니다. 이제까지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많이 알아서 남들 앞에서 나의 지식을 자랑할 정도도 아니다.
그냥 나도 무지하게 잡음 많은 애씀으로 지금 내 삶을 일구고 있다.
내 라디오에 내가 고마워 하듯이
내 잡음 많은 노력에도 누군가 고마워하면 좋겠다.
막상 나의 주변 사람들에게 나는 아주 많이 무능하다.
돈도 정말 죽으라 못 벌고
매달 입금해야하는 날이 오면 쉽지 않은 인생이 금새 우울해지고
그러면서도 살던 길 계속 살고 있다.
가까이서 보면 내 인생은 조금 더 많은 잡음이 있나 보다.
멀리서 보면 경제적 무능이 그렇게 크게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그것만 보이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도 그렇게 무능이란 잡음이 나의 노력을 힘들게 해도
나는 내 인생의 음악을 즐기며 조금 심한 잡음에도 나는 내 길을 가야겠다.
여러분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아니라면 어쩔 수 없고 말이다.
작년은 내내 불안했다.
내 능력에 대한 불안이 아니라
과연 이 세상에 나는 쓸모 있는가에 대한 불안이라고 해야하나...
누구에게도 쓸모 없으니
이렇게 사는 것은 아닐까...
사실 답도 없는 고민을 쉼 없이 하고 하고 또 한다.
그런 고민을 하면서도
나는 또 나의 길을 간다.
쉼없이...
언제 이 고민에서 조금은 자유롭게
내 노력을 조금 덜 잡음 있게 전할지...
하여간...
나는 그렇다.
그리고 그런 나를 산다.
그게 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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