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고물상 아저씨에게 산 LP가 나에겐 소중한 벗이다.
오늘도 LP가 나의 아침을 함께 한다.
고물상 아저씨의 큰 손수레에서 나의 가방에 담기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서
10만원이 되지 않는 작은 턴테이블 위에서
나의 LP들은 글노동의 순간마다 나의 벗이 된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친구들도 제법되고
나의 클레식 카세트 테이프는 1984년 제작이니 내 어린 시절에 만들어진 30살도 더 되는 벗들이다.
음악이 나에게 다가와 나의 한 조각이 될 때
그 음악은 더 이상 그냥 박자에 따라 움직이는 소리 그 이상이 된다.
지금 울리는 1983년 LP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4번 G장조 작품 번호 58번 곡도
그냥 소리일 뿐일 수 있다.
나의 혼으로 다가와 나의 안 그 무엇이 아니면 말이다.
그냥 그런 긴 이름을 가진 소리다.
그러나 나의 혼에 다가와 나의 생각과 느낌과 더불어 있을 때
내 밖에 올리는 그 소리들은 내 안에서 뜻으로 다가와 뜻으로 남는다.
아슬 아슬하게 하지만 정확하게 울리는 마우리찌오 폴리니의 피아노 연주가 나의 얼굴 인상이 되어 내 얼굴 근육을 모으고 풀고 할 때 나의 혼도 함께 움직이낟.
그렇게 나에게 뜻으로 다가와 남는다.
깉은 음악에 대한 이해와 이론을 가지지 못해도
이 소리들은 나에게 벗으로 다가와 내 있음의 한 조각이 되었다.
소리가 음악되는 것...
나의 밖 무엇이 나에게 다가와 나의 있음을 이루고 나의 있음이 되고 나와 더불어 있고...
아침 LP를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유대칠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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