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면 게으른 것 같다. 그래서 잠이 와도 글노동을 했다. 그러면 혼자서는 왠지 노력하는 듯이 보여서 말이다. 돈을 조금 덜 벌어도 스스로는 할 만큼 했다는 위안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몸은 무너졌다. 나는 잠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자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란 나의 사정을 아는 사람은 없다. 모두가 나를 잠이 없는 사람으로 안다. 몸이 무너지고 힘들어지니 가장 먼저 힘든 것은 맘이다. 몸이 힘들어도 알아주는 이도 없고 응원하는 이도 없다. 돈을 벌지 않으면 수고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자본주의사회다. 그래서 나는 죽으라 노동하는데 수고했다는 말을 듣지도 못한다. 있지만 있지 않은 것으로 여겨지는 것, 즉 무시되는 것이다. 없는 것으로 여겨진단 말이다. 무시받으며 좋은 사람은 없다. 그렇게 무시를 받으면 더 잠을 자지 않고 노력한다. 그러면 몸은 더 무너진다. 그러면 맘은 더 힘들다.
철학노동자로 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무용한 사람 대접을 받는 것이다. 몸도 맘도 다 무너진다. 그리고 누구도 외로하지 않는다. 그냥 그렇다. 자본주의 사회에선 쓸데 없는 짓을 혼자 하는 이상한 놈 정도다. 막상 이 사회의 부조리, 그 가장 아픔 자리에 있으니 더 깊게 이 아픔을 두고 철학할 수 있으며, 이런 저런 교수들의 상상 속 부조리를 보면 서글픈 생각도 들지만 나의 말에는 힘이 없다. 있어도 없는 듯이 보인다.
대구에서 작은 모임을 할까... 생각해도 할 수가 없다. 한다고 해도 모이지 않으면 또 마음만 상한다. 광주에서도 사람은 모이지 않는다. 모인다 해도 자리도 없고 결국 대구든 광주든 나름 다 자신들의 영역이라 생각하는 이들의 우리편끼리 돌아간다. 그리고 나는 그 우리편에 포함되지 못한다. 항상 밖에 있다. 서글픈 일이다.
나는 이 땅 철학자들에게 우리가 아니고, 인문운동가들에게도 우리가 아니다. 적어도 토마스철학학교 오캄연구소를 안아주는 이들에게 나는 나름 의미를 가지게다. 나의 철학과 나의 고민과 나의 노동이 당신에게 우리의 애씀인가? 그렇다고 댓글이라도! ㅎㅎ 나는 응원이 필요하다.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카카오스토리든, 밴드든! 응원을 부탁한다. 그 응원이 나 있음의 소중한 거름이 될 것이다.
유대칠
2020 0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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