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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신학

정교회의 나누어짐...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0. 5.

북한엔 정교회 성당이 있습니다. 개신교회도 있지만 북한의 개신교회 신학교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러한 부류의 신학교인가에 대해 여러 이견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견 가운데 어느 것이 정답인지 선택하고 싶진 않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정교회는 러시아 정교회 소속 교회이며 그곳의 두 사제는 러시아 정교회 신학교에 유학을 다녀온 사제입니다. 북한 내부에서 교육받은 사제가 아니라 러시아 정교회 소속 신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사제 서품을 받은 이들이라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조금 복잡합니다. 

가톨릭 교회는 북한에 현실적으로 성당을 두고 있지 않지만, 그곳의 교구들이 완전히 다 사라져 버린 것은 아닙니다. 함흥 교구는 침묵의 교회로 지금은 춘천교구장이 교구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그 이외 다른 교구들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북한에 현실적으로 성당을 두고 신학생을 배출하여 사제를 양성하며 신자를 만나고 있지 못하지만, 북한의 가톨릭 교회는 여전히 하나의 가톨릭 교회를 유지하며 있습니다. 한반도엔 오직 하나의 가톨릭 교회가 있을 뿐입니다. 대구교구든 광주교구든 가톨릭 신앙 아래에서 하나죠. 그러나 북한의 사정은 다릅니다. 북한의 정교회는 러시아 정교회입니다. 러시아 정교회가 북한에  그러나 이미 한국엔 세계 총 대주 교청 소속의 콘스탄티노폴리스 한국 정교회 교구가 설립되어 있었습니다. 9곳의 성당과 2곳의 수도원을 유지하면서 아주 적은 크기지만 한반도엔 이미 정교회가 나름 교구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북한의 정교회 역시 종교적으로는 '한국 정교회' 소속으로 교구를 설정하고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 올바르겠지요. 비록 이런저런 현실 정치의 어려움이 있어도 정교회의 하나 된 모습을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러시아 정교회는 자신의 독립 노선을 추구하며 정교회 주교들 가운데 명예의 측면에서 으뜸인 '콘스탄티노폴리스 정교회'와 '알렉산드리아 정교회' 그리고 '그리스 정교회'와의 독립을 기획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18년 러시아 정교회는 이들로부터 독립합니다. 성사 교류를 단절한 것이지요. 정교회가 이렇게 분열된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정치적으로 러시아로부터 독립되고 자연히 우크라이나 정교회 역시 과거와 같이 자신들의 교회로 독립하면서 시작됩니다. 이에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겸 세계 총대주교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가 우크라이나 정교회의 자치권에 서명하게 됩니다. 이에 러시아 정교회는 반발하며 오랜 정교회의 전통으로부터 독립한 것이죠. 우리는 정교회 신자가 많지 않아서 이에 관하여 잘 모르지만 이것은 매우 큰 역사적 사건으로 2018년 정교회의 분열입니다. 그런데 러시아 정교회가 이미 세계 총대주교청 소속 한국 정교회가 있음에도 독자적으로 북한과 남한에 자신들의 교회를 세운 것입니다. 

2018년 이전까지, 러시아 정교회가 분열되어 나가기 전까지 한반도에는 세계총대주교청 소속의 단 하나의 정교회만이 있었습니다. 교세가 약해서 그렇지 사실 정치와 이런저런 많은 것이 분열되어 있어도 정교회만은 한 명의 지역 주교, 즉 '한국 대주교'가 있었을 뿐입니다. 그렇게 정교회는 한반도에 들어와 오랜 시간 나름의 방식으로 하나의 교회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의 평양에 있는 성삼위일체 정백교회의 신자도 서울의 정교회 성 니콜라스 대성당을 다니는 신자도 모두 다 한국 대주교의 지도 아래 하나의 통일된 교회로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닙니다. 한반도엔 두 개의 정교회가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정교회 성당이 있고, 대한민국(남한)은 세계총대주교청 소송 한국 정교회가 있습니다. 남한은 다시 러시아 정교회가 들어와 서울 성당이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정교회는 평양의 장충성당과 서울성당을 러시아 정교회 대한교구의 사목구로 두고 있습니다. 

한국 가톨릭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어느 한 교구가 독립해서 자신들이 한국 가톨릭 교회가 이미 성당을 주고 신학교를 두며 활동하는 지역에 자신들의 교구를 설정하고 성사를 단절을 해 버리는 일이 이 땅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의 신앙이 정치를 만나면 이렇게 분열됩니다. 국가의 독립과 함께 우크라이나 정교회가 러시아 정교회에서 독립하자 러시아 정교회는 이에 불만을 가지고 정교회의 오랜 성사 교류에서 이탈하여 나름의 자기 교구를 만들어가며 한국에서도 그 일을 바로 실천한 것이지요. 더불어 있어 서로 화해하고 안아주어도 바쁜 것이 신앙이지만, 이상하게 나누어지고 흩어지는 것이 교회의 역사입니다. 쉼 없이 흩어져 저마다 이 세상 희망의 씨앗이 되면 되는데, 흩어져 서로 싸우면 더욱더 슬프지요. 특히나 그것이 정치적인 이유라면 더욱더 슬픕니다. 

한국의 개신교도 같은 신학이라도 참으로 많이도 나누어지고 나누어집니다. 어디든 나누어지고 나누어지는 것이 사람의 가장 쉬운 짓인 듯합니다. 생각이 다르면 혹은 얻는 것이 다르면 그냥 다른 길로 가면서 흩어져가는 것... 참 슬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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