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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마르코 복음 읽기 1장 1절: 내 삶의 복음을 돌아봅니다.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1. 3.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200주년 신약성경)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복음의 시작. (공동번역 성경)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가톨릭 성경)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이라. (개역개정)
Ἀρχὴ τοῦ εὐαγγελίου Ἰησοῦ χριστοῦ.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시작. 이렇게 헬라어로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세례자 요한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며 예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복음이란 예수의 시작과 삶 그리고 죽음과 부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태오복음>도 <루카 복음>도 그와 같이 예수의 시작에서 예수의 죽음 그리고 부활에 이르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의 언행에 대한 것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사실 복음이란 바로 그러한 것이었습니다. 예수의 시작과 죽음 그리고 부활, 그뿐 아니라 그의 언행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즉 예수는 복음이라는 이야기의 서술 대상으로 있었습니다. 복음이란 말이 들어가면 예수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예수는 복음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하느님 나라, 즉 하늘나라에 대하여 이야기하기도 하십니다. 그 역시 복음입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예수에 대한 이야기도 복음이지만 예수가 우리에게 전하는 이야기도 복음입니다. 

예수의 삶은 처음부터 낮고 아픈 이들과 더불어 시작하셨습니다. 우리는 출산의 자리를 찾아 힘겹게 다니는 가난한 부부에게 작은 자리 하나 내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을 위해 우리가 내어준 것은 사람을 위해 살다 사람을 위해 죽는 가축의 자리였습니다. 그곳에서 태어나 가난하고 아픈 이들의 벗으로 예수는 사셨습니다. 이웃에 대한 사랑, 이웃을 자신의 몸처럼 사랑하라며 이웃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셨고, 이웃이라는 말로도 담기 모자란 예수 당신 아닌 모든 이들의 아픔과 부족함과 죄를 위해 십자가 고난의 길을 가십니다. 자기 내어줌으로 그렇게 예수는 우리와 더불어 하나가 되신 것이고 그렇게 살아온 그분의 삶 그 자체가 우리에게 복음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라는 그분의 말씀도 당연히 복음이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그리고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바로 예수의 행복이고 그분의 말씀, 즉 복음입니다. 

우리도 예수를 따라 사는 사람으로 그와 같아야 합니다. 우리의 삶도 우리의 말도 복음을 따라야 합니다. 삶이 따라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우리의 말도 복음을 따라야 합니다. 그렇게 삶과 앎이 복음을 따라 하나를 이루어야 합니다. 복음은 그분에 대한 지식, 즉 앎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예수의 사랑 가득한 삶에 대하여 알지만 그리고 그리 살라는 그분의 말씀을 알지만 그렇게 살지도 그런 그분의 사랑이 말에 녹아들어 있지도 않다면 우리는 예수를 따라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 복음이 그의 삶에 대한 기록이며 그의 말에 대한 기록이듯이 그 복음을 따라 사는 우리의 삶과 말에도 복음에 녹아들어 있어야겠습니다. 

버려진 택배 포장 박스 가운데 하나를 봅니다. 제법 두꺼운 종이로 단단하게 만들어진 박스를 오려 십자가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리를 위해 많이 소비되는 나무, 아픈 지구, 그리고 그것을 나르기 위해 애쓰는 택배 노동자들의 아픔... 힘겨움... 그리고 우리의 무관심... 그 모든 아픔에 대한 쉬운 생각과 행동 그리고 말... 오늘 택배박스 십자고상에서 우리 삶에서, 아니 나의 삶에서 복음은 오늘도 제대로 시작하지 못하는구나 부끄러운 마음을 가져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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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모두가 홀로 누리며 홀로 높아지려는 시대, 그 아집으로 인하여 수많은 이들이 아프고 힘든 시대, 참된 더불어 행복하게 위한 더불어 있음의 철학과 더불어 있음의 신학을 궁리해 본다. 우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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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택배박스의 예수님 2020 유대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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