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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신학

십자가의 예수는 여전히 외로울지 모릅니다.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0. 11. 17.

예수가 죽던 날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은 예수가 못 박힌 십자가를 바로 세우는 장면입니다. 어둠 가운데 여러 사람들이 숨어 있으며 빛은 예수를 향합니다 그리고 예수의 발, 못 박힌 그 발 부근, 그 시대의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매우 슬픈 얼굴로 그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베레모를 쓴 그 사람은 바로 이 그림의 화가 램브란트입니다. 그는 슬픈 얼굴로 이 비극의 장면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과거로 돌아가 그 장면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그의 삶에 예수의 십자가, 그 고난의 모습이 현실로 항상 그에게 머물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겠습니다. 위안부 할머니에게 과거의 그 아픔은 단순히 과거의 한 아픔이 아니라, 여전히 현실로 진행되는 아픔입니다. 육체의 아픔과 달리 영혼의 아픔을 떠오르는 그 순간 바로 그 아픔은 현실이 되어 버립니다 럄브란트에게도 그러한가 봅니다. 그에게 예수의 고난은 과거가 아닌 그에게 그의 영혼이 그를 떠올리면 언젠가 다가오는 현실이었나 봅니다. 

사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 어떤 감정도 남아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도중 십자고상을 마주할 때 우린 예수의 그 고난을 지금 나의 자리에 현실로 부르고 있을까요? 어쩌면 그저 몇번의 기도인지 헤아리거나 내가 하느님에게 바랄 것을 생각하거나 이런저런 생각에 십자고상의 예수는 보이지 않을지 모릅니다. 우리와 더불어 있기 위한 예수의 그 아픔, 철저히 우리를 위한 하느님의 아픔, 그런데 막상 우린 무감각해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의 영혼은 그것을 부르지 않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 십자가의 고난이 나의 영혼에게 현실로 다가오지 않는 것도 당연합니다. 

우리를 위한 예수의 아픔이지만 우리에게 그 일은 남의 일인지 모릅니다. 예수는 우리를 안았지만 우린 그 사실을 모르고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참 슬프게도 예수는 아직 우리를 짝사랑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아직도 예수께선 외로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영혼은 람브란트와 함께 십자가 고난의 예수의 앞에서 울고 있나요. 부끄럽습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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