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을 비싸게 팔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도 있었을 터인데" (마태오 26장 9절)
이윤을 남기게 될 때, 그렇게 얻은 이윤으로 가난한 이와 더불어 있을 수 있겠다 생각하는 그 마음, 어쩌면 그 마음이 주님의 마음이란 생각을 합니다. 신학적으로 이런저런 복잡한 이야기보다 가장 분명한 주님의 마음이란 바로 그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처님은 우리가 아집으로 힘들다 했습니다. 참 맞는 말입니다. 우린 아집으로 힘듭니다. 우린 우리의 소유로 힘듭니다. 어쩌면 지금 힘든 대부분이 우리의 소유로 인한 아픔일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도 놓지 않고 꽉 잡고 살아가려면 참 힘듭니다. 이것도 가져야 하고 저것도 가져야 하고, 이놈도 이겨야 하고 저놈도 이겨야 하니 말입니다. 혹시나 놓을까 잃을까 걱정하고, 또 질까 걱정하며 살아간다면, 매일의 일상이 얼마나 힘든 세상이겠습니까. 어쩌면 우리네 삶이 이와 같아서 그러도 스트레스가 많은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 매시간 매번 걱정으로 가득한 시간일 테니 말입니다. 가져도 가져서 걱정이고, 잃으면 또 잃어서 걱정이고 , 참 힘겨운 삶일 것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주님이 생각하신 진짜 좊은 부자는 자신의 소유를 더불어 공유함으로 행복으로 누리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소유가 소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유가 공유로 이어지는 그러한 삶을 사는 부자 말입니다. 사업이 잘 되어 더 많이 소유하면 많이 공유하게 되어 그것으로 행복한 그러한 사람 말입니다. 소유하고 또 더 소유하고 또 더도 소유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더 소유해서 더 많이 공유할 방도를 궁리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주님이 생각하신 부자가 아닐까요. 어찌 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리석은 바보 같아 보이지만, 세상 욕망의 눈엔 참으로 한심해 보이지만, 어쩌면 바로 그러한 사람이 정말 제대로 행복한 부자가 아닐까요.
낭비하지 말고 차라리 그것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더 많이 나누어주라는 주님의 마음, 주님의 마음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신앙이 아닐까요. 이웃을 나의 몸 처럼 사랑하는 신앙이란 바로 그러한 신앙이 아닐까요. 죽어서 천국 부자로 살겠다는 마음이 제대로 좋은 신앙이 아니라, 바로 이러한 것이 제대로 좋은 신앙이 아닐까요. 그렇다고 꼭 돈부자만이 공유할 것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굳이 돈이 아니라도 가난하고 힘들고 아픈 이들의 희망이 되는 방법은 많을 것이니 말입니다. 당장 기도를 해봅시다. 나와 아무런 상관없지만 가난하고 아픈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 기도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봅시다. 영하 20도의 추위에 얼어 죽은 외국인 노동자의 아픔 앞에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 삶에 그들이 그저 이방인이 아니라, 우리의 한 형제이고 자매라 부끄럽지 않게 안아주는 삶을 살아봅시다. 대신 화낼 때 화도 내고 안아주어야 할 때 안아주면서 말입니다. 아동 학대로 죽은 아동의 아픔 앞에서 기도합시다. 그리고 그런 아동이 있다면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봅시다. 어디 아프고 힘든 것이 사람뿐인가요? 자연을 위해서 기도합시다. 그리고 커피 한잔 마실 때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하나 가지고 다닙시다. 아무 일상 속 가난하고 아픈 모두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들,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은 더 많이 있을 것입니다.
조금 더 편하기 위해 잊고 살지 말고 조금 더 높아지고 조금 더 누리기 위해 고개 돌리지 말고 가진 것을 더불어 나누며 삽시다. 그것이 주님이 생각하신 부자 되는 길이 아닐까요.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0 01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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