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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부끄럽게 살지 맙시다! (더불어 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2)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1. 8.

5 여러분 중에 어떤 사람이 지혜가 부족하면, 모든 이에게 기꺼이 베푸시고 나무라시지 않는 하느님께 청하시오. 그러면 받을 것입니다.

6 그렇지만 의심하지 않고 믿음을 가지고 청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바람에 밀려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같습니다.

7 그런 사람은 자기가 주님으로부터 무엇을 받으리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8 그는 마음이 헷갈려 모든 행위에 안정이 없는 사람입니다.

(야고보의 편지 1장 5-8절)

하느님의 일이 무엇인지, 그 지혜를 구하는 이는 하느님에게 청하시면 됩니다. 의심하며 하느님께서 주시겠어 생각하면 흔들리게 됩니다. 출렁이는 바다 물결 같이 말입니다. 심한 물결이면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그만 침몰되고 맙니다. 그렇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 하느님에게 청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청해야 하는지요? 우선 양심에 청해주세요. 양심의 울림을 우리의 일상 속 가장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하느님의 울림입니다. 양심은 우리에게 부끄럽게 살지 말라 합니다. 부끄러운 것이 무엇일까요? 자기 이득만 생각하고 그것만을 위해 살다 남이 힘들어지고 아파해도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남이 아프고 힘들어도 말 그대로 남의 일이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은 쌓아두고 또 쌓아두면서 막상 자신을 위해 일한 노동자에게 작은 조각 빵 하나 아쉬워하는 이들을 흔히 봅니다. 자신은 호화로운 건강 관리를 받으면서 노동의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의 죽음 앞에선 계산기를 들고 자기 이득과 손해를 계산하는 이를 흔히 봅니다.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이들은 하느님의 지혜를 구하지 않는 이들이거나 하느님의 지혜를 모르는 이들입니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예수의 당부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이들, 그들에게 하느님의 지혜는 멀고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약하고 아프고 가난한 이들의 고난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자신이 돕지 않아야 할 이유를 먼저 생각합니다. "게으른 사람이라서 벌 받는 거야! 그러니 더불어 있을 필요 없어!", "나 모르게 사실은 어디 돈이 있을 거야! 그러니 더불어 있을 필요 없어!", "왜 사지 멀쩡한데 도와야 해! 나도 고생했어! 고생해야 해!" 등등등 참 다양한 이야기로 자신이 돕지 않을 이유를 생각하고 자신의 아집과 이기심이 정당함을 합리화하려 합니다. 모두들 그렇게 서로를 봅니다. 그러니 서로 외로운 것을 어찌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로 홀로 있을 뿐, 더불어 있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냥 부끄러우면 그 자리에서 부끄럽지 않을 일을 하면 됩니다. 가난하고 힘겨운 이를 보면 이런저런 이유를 따지지 말고 그냥 더불어 있으면 됩니다. 돈이 없으면 다른 것으로 더불어 있을 길을 생각해도 됩니다. 자기 처지에 따라 부끄럽지 않으면 됩니다. 굳이 하느님 앞에서 부끄러울 일을 부끄럽지 않아도 될 자기 합리화로 미화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냥 그 자리에 작은 마음이라도 더불어 있으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된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많은 이들이 자기 이기심 앞에서 부끄러움이 지는 삶을 삽니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얻기 바빠서 부끄러움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어느 순간 부끄러움에 무감각해집니다. 부끄러움 앞에 아무 생각도 없어지게 된단 말입니다. 그냥 자기 욕심대로 살아도 그만이게 됩니다. 그러면 행복할까요? 야보고는 그런 삶이 출렁이는 바다를 향해하는 것과 같다 합니다. 흔들흔들 제대로 하느님에게 가지 못하는 것이죠. 더불어 삶보다 홀로 삶이 더 앞서니 항상 이기려 합니다. 그러니 패자가 될까 항상 두렵습니다. 누군가보다 더 가지지 못하면 어쩌나 불안합니다. 다른 이들보다 더 강해지지 않으면 어쩌나 두렵습니다. 이런 삶이 행복일까요? 사실 그러나 우린 우리도 우리의 자녀에게도 그렇게 살라 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기본 이치라면서 말이죠.  그러나 하느님의 지혜에 귀를 기울이며 부끄러움 없이 살아간다면, 이와 다릅니다. 이기려는 마음이 없으니 패자가 되어 아플 것도 없고 더 가지려는 마음이 없으니 가난해져 아플 필요도 없고 더 강한 권력에 대한 마음이 없으니 일상의 하루 소소한 재미로 사는 내가 불행하지 않습니다. 

오늘도 하느님의 지혜를 청하며 양심의 소리를 귀를 기울입니다. 부끄럽지 않나... 나를 돌아봅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지혜가 알려줄 것입니다. 지금 잘 살고 있는지 아닌지 말입니다. 그리고 부디 우리 더불어 살지 않아도 된다 변명하고 살지 맙시다. 자기 합리화하며 살지 맙시다. 부디...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1 08

노숙자 예수의 발 유대칠 (C)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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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이 전하는 더불어 삶의 행복

홀로 외로운 시대, 홀로 더 많은 것을 누리며 불행한 시대, 정말 제대로 행복한 것을 무엇인가를 예수의 <주님의 기도>와 행복과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묵상한 묵상 모임집이다. 더불어 있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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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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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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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이 책은 이 땅에서 우리말 우리글로 역사의 주체인 우리가 우리 삶과 고난에 대해 고민하고 사유한 결과물이 한국철학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므로 중국의 변방에서 중국을 그리워하며 한자로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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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교보문고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이르기까지 지성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철학자 13인이 일으킨 파문과 모독의 일대기를 다룬 『신성한 모독자』. 중세에서 이단이란 그리스도교 외부에 있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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