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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진짜 행복하게 살고 싶으신가요? (더불어 신학의 야고보서 읽기 4)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1. 10.

12 복되어라, 시련을 견디어 내는 사람은! 시련을 이겨 낼 때에 그는 (주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화관을 받을 것입니다.

13 아무도 유혹을 받을 때에 하느님으로부터 유혹을 당하고 있다고 말해서는 안됩니다. 하느님은 악으로부터 유혹을 당하실 수도 없고 또한 당신 자신이 아무도 유혹하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14 각자 자기 자신의 욕심에 이끌려 그 꾀에 속아 넘어가서 유혹에 빠집니다.

15 그 다음에 욕심이 잉태하면 죄를 낳게 되고 죄가 차면 죽음을 낳습니다.

(<야고보의 편지> 1장 12-15절)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고난은 어쩔 수 없는 운명입니다. 그렇다고 그 고난의 시기를 하느님의 탓으로 돌리지 마세요. 그것은 스스로 행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스스로의 힘으로 이겨야 할 자기 몫의 운명입니다. 사람이란 하느님이 아닙니다. 우리의 완전성을 결핍의 완전성입니다. 서로 결핍되어 있지만, 그 결핍은 홀로 있음으로 나만이 채우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있음으로 더불어 채워가는 것입니다. 너를 내 안에 혹은 내가 너 안에 잉태되지 않으면 안 될 말입니다. 나의 참된 자리를 우리 가운데 이루어집니다. 우리 가운데 나는 나로 잉태됩니다. 나만이 홀로 세상 문을 걸어 잠그고 하늘만 본다고 새로워지는 것도 아니고, 맑아지는 것도 아니며, 더 거룩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 새로움이 자신만의 것이고, 그 맑아짐도 자신만의 것이며, 그 거룩이 자신만의 것이라면 그것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더불어 있지 않은 새로움도 맑아짐도 거룩도 제대로 된 것이 아닙니다. 나는 나 홀로 나로 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우리 가운데 나로 잉태되어 나로 자랍니다. 가족을 보내세요. 가족 가운데 우린 잉태되고 자랍니다. 그 가운데 상처는 평생의 상처가 됩니다. 어려서부터 만들어진 상처는 쌓이고 쌓여 성인이 되어서야 그러나지만 이미 그 잉태의 자리에서부터 자람의 자리까지 상처로 가득하기에 그 상처는 매우 깊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입니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무리의 의무를 부여하고, 희생을 부여하고, 당연히 장남이니 혹은 딸이니 이기라는 말이 깊은 상처가 될 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당연한 것이라며 위로라고 하지만 그 위로가 다시 상처가 되는 일이 얼마나 흔한지 모릅니다. 나를 나로 잉태하고 자라게 해야 하는 것이 가족인데 그 가운데 그러지 못한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로 살아가는 법을 잘 모르게 됩니다. 누군가 나 아닌 다른 이를 만나 우리를 이루는 법을 가정에서부터 배우지 못했기에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한 곳입니다. 무리한 강요의 공간이란 가정 속에서 나는 나가 되지 못하고 그저 수단이 되어가 버린 것이지요. 이렇게 '나'란 존재에게 '우리'는 소중합니다. 정말 행복한 홀로 있음이 되기 위해서라도 더불어 있음에서 잉태되고 자라야 합니다. 이것은 피하기 힘든 조건입니다. 가정에서부터 너를 만나는 법을 익히지 못하고, 너는 영원한 남일뿐이니 말입니다. 그 가운데 배운 것은 생존뿐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 못한 홀로 있음은 그저 더욱더 철저하게 홀로 있으려 합니다. 남을 모릅니다. 남의 존재를 자기 가운데 잉태하지 못하고, 남에게 자기 내어줌으로 우리를 이루지 못하는 그런 외롭고 초라한 내가 될 뿐입니다. 그것이 행복일까요? 홀로 행복이란 말은 이기심의 행복이란 말입니다. 더불어 울고 웃지 않는 행복이란 것이 어디 행복일까요?

돌림병이 돌아다니는 지금, 매일 뉴스에게 너에게 희망이 되는 교회의 이야기보다 너에게 절망이 되는 교회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모여 병에 옮아도 검사를 거부하고 모이지 말라 해도 모이는 그러한 교회의 모습을 봅니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이 사회의 악이 되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 모임에서 얻은 병으로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으니 남의 생명을 걸고 하느님을 만나는 모임에 간다는 것도 순교자적 마음이 아닐 것이고, 하느님께선 그러한 것을 원하지도 않으실 것입니다. 절대 그러한 것을 원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웃과 더불어 살며, 이웃 사랑하기를 자기 몸 사랑하듯이 하라는 분이 어찌 자신의 생명뿐 아니라 남의 생명까지 걸며 사회의 절망이 되고 악이 되어가는 신앙을 원하실까요? 참된 종교는 우리 가운데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함으로 잉태되어지겠지요. 그런 구원 이기심으로 잉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낮아지고 더 힘겨워도 기꺼이 이웃을 위해 낮추어질 수 있는 것이 신앙이지 않을까요. 그것이 신앙이지 않을까요. 그것이 스스로를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는 길이 아닐까요. 그 고난으로 거짓의 이기심, 선으로 미화된 이기심은 드러날 것이고, 낮아 초라해 보이던 선은 높여지겠지요.

자기 이기심을 듣기 좋은 말로 미화하고 스스로도 속이고 남도 속이는 그러한 거짓 종교는 우리 가운데 참된 아름다움으로 잉태되지도 자라지도 못합니다. 자기 가운데 홀로 구원되고푼 그 이기심이 잉태된 종교라면, 그 종교와 그 신앙은 우리 가운데 악으로 잉태되어 악으로 자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조심히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보고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우리와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과 더불어 있는 그 자리에서 온전히 잉태되어 거룩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가족 없어 외로운 이들도 기꺼이 우리 모두 그의 가족이 되어 더불어 있어 서로가 서로에게 나로 잉태될 자리를 내어주는 것, 힘겨워 삶의 마지막까지 내몰릴 때,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운 사람으로 잉태될 자리를 내어주는 것, 그렇게 자기 내어줌으로 서로가 서로를 자기 영혼 가운데 잉태하며, 스스로도 그 우리 가운데 온전한 나로 잉태되어 자라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일상이 되는 삶, 그것이 신앙이겠지요. 우리 가운데 너와 더불어 있지 못한 신앙이 어찌 신앙일까요. 그 신앙으로 살아갈 때, 그때에 신앙인으로 참된 행복으로 누리게 됩니다. 진짜 행복한 신앙을 하고 싶으시다면, 더불어 사세요. 우리 가운데 행복이 잉태됩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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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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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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