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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어둠이 아닌 빛에 산다는 것은 사랑입니다. (더불어 신학의 요한1서 읽기4)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2. 7.

7 사랑하는 여러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새로운 계명이 아니라 여러분이 처음부터 가지고 있던 옛 계명입니다. 이 옛 계명은 여러분이 들은 그 말씀입니다.

8 그런데도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것은 (과연) 새로운 계명입니다. 그것은 그리스도에게나 여러분에게나 (분명한) 사실입니다. 어둠이 사라지고 참된 빛이 이미 비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9 스스로 빛 속에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아직도 어둠 속에 있습니다.

10 자기 형제를 사랑하는 이는 빛 속에 머물러 있으며 그는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11 그러나 자기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속에 있고 또 어둠속을 거닐고 있으니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어둠이 그의 눈을 멀게 하기 때문입니다.

(<요한 1서> 2장 7-11절)

어둠 속에 있다고 함은 눈을 감고 있다는 말입니다. 눈을 감고 있다고 함은 스스로 빛을 보지 않은 것입니다. 그냥 남을 보고 살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아집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말입니다. 그냥 자기 이기심 속에서 살아가겠다는 다짐입니다. 하느님이 처음 만든 세상은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세상입니다. 그리고 그 보시기 좋은 세상은 빛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어둠이라곤 없는 세상입니다. 모두가 영혼의 눈을 뜨고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안아주고 서로가 서로의 기쁨을 기뻐하는 그러한 세상입니다. 그러니 조금 힘들어도 홀로 외롭게 힘들지 않아도 되는 그러한 세상이며, 더불어 있어 힘을 얻을 수 있는 그러한 세상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더불어 살다가 사람은 욕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나의 것이 더 중요하고, 나의 것만이 전부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길가 배고픈 이들이 그렇게 많아도 성당과 교회의 문을 닫혀있습니다. 그들의 아픔은 신앙인의 아픔이 아닙니다. 남의 아픔입니다. 죽어서 가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희망에 살아서 만나는 아픔을 보지 못합니다. 정말 바로 이것이 빛 가운데 살아가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스스로 빛 속에 있다고 함은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하며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자기 내어줌으로 더불어 살아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 내어줌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것입니다. 앎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이 앎이 아닌 삶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는 눈을 감은 이들이 아닙니다. 눈으로 뜨고 사랑하는 이를 바라보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자신의 아집과 욕심만 보는 이들이 아니라, 자기 앞에 누군가를 바라보는 이들입니다. 빛을 보는 이들입니다. 자기 아집에 사로 잡혀 눈을 감고 있지 않으니 걸려 넘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눈을 감고 살아가면, 자기 아집만 보고 살아가면, 자기 앞에 아픔을 보지 못하고, 그만 그 앞에서 쓰러집니다. 서로 눈으로 감고 살아가면 서로 충돌하고 걸려서 넘어지고 다툽니다. 그러나 눈을 뜨고 빛 가운데 살아가면 그렇지 않습니다. 빛 속에서 있는 그대로의 누군가를 봅니다. 

또 눈을 감고 가면 자기 아집과 욕심 속에서만 생각하니 정말 앞으로 나아가는 방향은 모릅니다. 눈을 뜨면 삶의 방향이 어디이어야하는지 알게 됩니다. 보게 됩니다. 결국 사랑입니다. 결국 사랑의 길을 가야 합니다. 사랑을 향해야 합니다. 눈으로 뜨고 사랑으로 더불어 있음으로 넘어지지 않을 수 있고,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돈 욕심으로 살아가면 결국 또 다른 누군가의 돈 욕심과의 충돌과 다투게 되고, 결국은 자기 욕심에 스스로 지배받게 됩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살아가면 그러지 않습니다. 더불어 나아갑니다. 홀로 나아가지 않고 더불어 나아갑니다. 중간중간 어려움이 있어도 더불어 나아가기에 부끄럽지 않습니다. 서로가 희망이 되어 더 큰 걸음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죽어가는 천국에 대한 사랑으로 살아 이루어야할 천국의 벗들을 보지 못하는 삶은 이미 그 삶이 지옥입니다. 오늘도 나를 돌아봅니다. 눈을 얼마나 감고 있는지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나를 돌아봅니다. 아직도 감은 눈에 부끄러워가며 나를 돌아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2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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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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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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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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