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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우선, 먼저 사랑합시다. (더불어 신학의 요한 1서 읽기 16)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3. 4.

9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 가운데에 이렇게 나타났습니다. 곧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외아들을 세상에 보내 주셨으니, 그것은 우리가 그분으로 말미암아 살도록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10 그 사랑이란 이것입니다. 곧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했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분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아들을 우리 죄 때문에 속죄의 제물로 보내셨다는 것입니다.

11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토록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12 일찍이 아무도 하느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 안에 머물러 계시고 그분의 사랑은 우리 안에서 완전해집니다.

13 우리가 그분 안에 머무르고 그분이 우리 안에 머물러 계심을 우리는 압니다. 그분이 당신 영의 (한몫을)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14 우리는 아버지께서 아들을 세상의 구원자로 보내셨음을 보았고 또 증언합니다.

15 누구든 예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고백하면 하느님께서 그 사람 안에 머물러 계시고 그도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16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랑을 우리는 알고 있고 또 믿었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고 하느님도 그 사람 안에 머물러 계십니다.

17 우리는 심판 날에 확신을 가지게 될 터이니 사랑이 우리 안에서 완전해졌습니다. 사실 우리도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 그분처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18 사랑 안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오히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내쫓습니다. 두려움은 벌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사랑에 완전하지 못합니다.

19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그분이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20 누가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사실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는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1 우리는 바로 이런 계명을 그분에게서 받았습니다.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는 또한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요한 1서> 4장 9-21절)

사랑 안에 머물러 있다면 하느님께서도 이미 그 가운데 우리와 더불어 있으십니다. 우리가 그분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이 더 먼저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와 더불어 있고자 자기 내어줌으로 함께 하셨음을 우리가 알고 믿습니다. 먼저 자기 내어줌으로 더불어 있어준 것은 바로 그분이십니다. 우리는 그저 받았습니다. 우리가 그를 먼저 사랑을 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우리를 그가 먼저 사랑해서 받은 것입니다. 먼저 사랑했다고 손해라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기꺼이 자신을 내어줌을 우리에게 보이신 분이 바로 그분이십니다. 

그런데 우린 항상 먼저 받아야 움직이려 합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나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흔합니다.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먼저 사랑하지 않아서 사랑받지 못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먼저 안아주지 않아서 안기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먼저 받고 받은 이후 주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받지 못합니다. 줄 생각 없이 받을 마음으로 기다리니 주려지는 이도 없습니다. 그렇게 홀로 있을 뿐입니다. 

더불어 있다는 것은 자기 내어줌입니다. 자기 내어줌은 아쉬운 마음을 들게 하기도 합니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먼저 가지고 싶은 마음을 이기기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더불어 있음의 평화는 바로 대가로 주어진 것입니다. 먼저 가지지 않아도 먼저 내어주는 마음에 주어진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사랑받기만을 즐겨서 사랑인 것 아니라. 그토록 많은 배신과 무시에도 눈물을 흘리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사랑으로 인하여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서로 사랑하는 마음에 모인 곳에 항상 더불어 있으신 분이라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서로가 서로의 눈물을 외롭게 두지 않고 더불어 울며 서로가 서로의 기쁨을 외롭게 두지 않고 더불어 웃는 바로 그곳에 항상 자신도 가장 먼저 더불어 찾아와 이미 눈물이 되고 웃음으로 더불어 있기에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우리도 그와 같아야 합니다. 계산기를 들고 먼저 사랑해주면 나도 사랑하겠다는 마음으로 더불어 있을 수 없습니다. 자기 내어줌, 오직 그것만으로 우리는 더불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과 더불어 웃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보시기 좋은 그 더불어 있음을 부수는 흩어짐입니다. 저마다 홀로 있음입니다. 저마다 홀로 울고 있음입니다. 저마다 홀로 웃고 있음입니다. 그 홀로 있음을 가장 싫어하시기는 사랑이신 하느님이십니다. 

2021년 군사 독재와 싸우는 미얀마의 민중을 봅니다. 그들이 홀로 몇몇이 흩어져 총과 칼 앞에 서지 않기에 그들은 나설 수 있는 것입니다. 더 나은 진리를 외칠 수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있기에 가능합니다. 비록 죽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나 힘들 것입니다. 총을 쏘는 이들이 지금도 사람을 죽이고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기꺼이 역사의 정의를 위하여 소리칠 수 있는 것은 민중 각자가 자기 내어줌으로 더불어 있기 때문입니다. 민중을 향하여 총을 쏘려는 군경을 향하여 차라리 나를 쏘라는 안 로사 누 타웅 수녀의 외침을 보세요. 안 로사 누 타웅 수녀님이 대신 죽겠다는 이들이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습니다. 다른 종교라도 상관없습니다. 자신이 대신 죽겠다는 이들이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기꺼이 대신 죽겠다고 총앞에 나서서 눈물을 기도합니다. 그 마음이 사랑입니다. 그 마음이 머문 바로 그곳에 하느님도 더불어 있을 것입니다. 말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기꺼이 죽겠다. 차라리 나를 쏘라는 안 로사 누 타웅 수녀님의 그 사랑이 정말 사랑입니다. 받음을 계산하지 않고 내어주는 정말 아름다운 자기 내어줌의 더불어 있음입니다.

우린 너무나 흔히 계산기를 들고 사랑합니다. 총앞에서 눈물로 기도하며 총을 막아선 안 로사 누 타웅 수녀님의 사랑을 보면서 나의 이기적인 사랑, 계산기를 든 사랑이 부끄럽습니다.

지금 미얀마의 군중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지금 지구 상 곳곳 여러 부조리 속에 아파하는 모두를 위하여 기도합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3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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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칠, <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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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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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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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모독자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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