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난한 이들이 있다는 것이 우리의 죄입니다. 우리의 아집으로 가난한 이들이 힘든 것입니다.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라면 가난이 불행의 이유가 되진 않을 것이며, 가난을 이유로 희망을 포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린 그것이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예수께서 하실 말씀대로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면, 나의 이웃을 나의 몸과 같이 사랑한다면 과연 가난이 죄악인 세상이 계속될까요. 아닐 것입니다. 사실 이 세상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이 세상 모든 것의 온전한 소유자이십니다. 사람은 그저 그 하느님의 소유물을 잠시 사용하는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데 마치 그것이 영원히 자신의 것이라고 되는 듯이 혹은 자신만이 온전한 소유자인 듯이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자신이 더 많이 가짐으로 누군가는 더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은 이 세상을 누구의 것으로 창조하지 않으셨고, 모두가 더불어 행복을 이루는 공간으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러니 보시기 좋다 하셨을 것입니다. 설마 하느님께서 느 이 세상을 누구의 세상으로 창조하시고 다른 이들은 그들의 아래에서 고통을 받는 것이 당연히 하셨다면, 그런 아픔 가득한 세상을 두고 좋다 하지는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린 공유, 더불어 나누어가짐보다는 소유, 나만이 홀로 가짐을 더 중시 여깁니다.
이와 관련하여 <모든 형제들>을 읽어봅시다.
"가난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준다고 말할 때, 이는 우리가 가진 것을 준다기보다는 그들의 것을 그들에게 돌려주는 것... 사유재산권은 생산된 재화의 보편적 사용이라는 원칙에서 파생된 부차적인 기본권일 뿐이다."(119-120항)
가난한 이에게 내어주는 것은 자신이 가진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 있어야 할 곳에 두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것을, 더불어 가져야 하는 것을 제자리에 두는 것입니다. 사유재산권이란 생산된 재화의 보편적 사용이란 원칙에서 생긴 부차적인 기본권입니다. 그것이 더 근본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직 사유재산권만이 가장 우선된 것이라면 나만이 홀로 가지는 것이 정답이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우선은 더불어 나누어 가짐입니다. 그렇게 가난을 이유로 불행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개인의 소유 자유보다 더 앞섭니다.
종종 우린 홀로 소유함이 가장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이 가짐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려는 세상이기에 그런 듯합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것은 더 많이 드러나려는 욕구에 다름 아니겠지요. 그러나 홀로 소유함이 더 소중한 가치가 아니라, 더불어 나누어 가짐이 더 소중한 가치임을 기억하고 다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것이지요. 알고 있지만 그렇게 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모든 형제들>은 그것을 다시 강조함으로 이젠 알라는 것이 아니라, 이젠 그렇게 살라는 것입니다. 성경의 가치와 우리 양심의 소리가 이야기하는 그것을 그저 알고만 있지 말고 이젠 그렇게 실천하여 살라는 것입니다.
이제 단지 알지만 말고 그렇게 삽시다.
홀로 소유함보다 더 아름다운 더불어 나누어 가짐을 말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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