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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다시 한번 영원한 삶을 생각해 봅니다. (더불어 신학으로 읽는 <지혜서>4)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3. 26.

1 자식이 없어도 덕이 있는 편이 더 낫다. 덕망 있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으며, 하느님과 사람들이 다 같이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2 덕이 있을 때에는 우리는 그것을 본뜨고, 없을 때에는 그것을 그리워한다. 덕은 전쟁에서 깨끗한 승리를 거두어, 승리자로서 불멸의 왕관을 쓴다.

3 그러나 악인들에게는 자손이 아무리 많아도 아무 소용이 없다. 그들은 꺾꽂이 나무와 같아서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므로 그 기반이 튼튼할 수 없다.

(<지혜서> 4장 1-3절)

'자기 내어줌'으로 더불어 있는 이는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우리 가운데 사라지지 않는 희망이 됩니다. '전태일'을 봅니다. 그는 죽었지만 죽지 않았습니다. 모두를 위해 자기 전부를 내어줌으로 그는 온전히 가장 아름다운 전태일로 우리와 더불어 영원히 살고 있습니다.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우린 그에게 죽어버린 절망을 보지 않습니다. 우린 그 가운데 죽지 않는 희망을 봅니다. 죽어도 죽지 않은 희망, 제대로 된 부활을 봅니다. 어쩌면 '영생'이란  혹은 '부활'이란 바로 이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아직도 더불어 있지 못하고 홀로 누림으로 살아가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거짓과 손을 잡고 부끄러움도 모르고 그저 자신만이 누리고 살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어디 종교라고 덜 할까요. 종교 역시 부끄러움도 모르고 부당하게 만들어진 재산과 권력으로 자신을 치장하며 그 부끄러움을 자랑하곤 합니다. 과연 부끄러움도 모르고 만들어진 그 재산과 권력으로 세워진 화려한 성전 가운데 하느님이 머물러 계실까요? 아닐 것입니다. 과연 그 부끄러움으로 만들어진 재산과 권력이 복이고 은총일까요?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역사를 보면 그런 부끄러움을 복이라 생각하는 종교들이 많았습니다. 민중의 삶이 어찌 되던 상관없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더러운 권력과 손을 잡고 더러운 재산과 손을 잡은 종교가 많았단 말입니다. 그들은 민중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이었습니다. 힘겨운 생명을 보며 그 생명의 고난에 다가가 더불어 있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자신만 살겠다며, 거짓과 손을 잡고 세력을 키워갔습니다. 자기 내어줌은 남들 보기 좋을 치장용으로 할 뿐, 마음속 깊은 곳에선 항상 자신만을 생각했습니다. 산 종교가 아니라 죽은 종교였습니다. 부끄러움도 모르고 자신만 생각하는 종교, 모두에게 살아있는 희망이 되는 종교가 아니라, 모두에게 절망을 주는 그런 죽음 종교였습니다. 그 죽음 종교에 하느님이 더불어 함께 하실까요. 자기 내어줌이라곤 없는 그곳에 하느님이 더불어 함께 하실까요. 아닐 겁니다. 그 자리는 하느님의 자리가 아니라, 아집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탐욕의 자리이기 말입니다. 희망이 자리가 아니라 절망의 자리이니 말입니다. 

독재자의 손을 잡은 종교에 희망이란 무엇일까요? 더 큰 성전일까요? 더 많은 돈일까요? 더 화려한 장식일까요? 그곳에 가난하고 힘든 이들의 아픔, 민중의 고난은 무엇일까요? 전태일의 자기 내어줌의 숭고함에서 불멸을 봅니다. 우리 가운데 깊이 내린 희망의 뿌리를 봅니다. 죽어도 죽지 않고 살아 우리를 더불어 있게 하는 불멸의 영혼을 봅니다.

전태일을 봅니다. 1980년 총칼에 죽어간 이들을 봅니다. 독재자 저항하며 죽어간 이 땅 민주주의의 성인들을 봅니다. 자기 내어줌으로 우리 가운데 죽지 않는 불멸의 영혼으로 부활하여 살아가는 그 영원한 삶을 봅니다.

몇몇 종교를 돌아봅니다. 참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부디 부끄러움을 알기 기도해봅니다. 자기 내어줌으로 우리 가운데 더불어 있길 기도해 봅니다. 우리 가운데 죽지 않은 불멸의 영혼이 되길 기도해 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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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철학사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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