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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의로운 이의 그 영광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더불어 신학으로 읽는 <지혜서> 5)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3. 27.

1 그때에 의인은 자신 있게 일어서서 그를 핍박한 자들과 그가 고통을 받을 때에 멸시한 자들과 맞설 것이다.

2 그러면 그들은 그를 보고 무서워 떨며 그가 뜻밖에 구원받은 것을 보고 놀랄 것이다.

3 그들은 마음이 아파서 후회하고 신음하며 서로 이렇게 말할 것이다.

4 "저 사람은 전에 우리가 비웃고 조롱하던 사람이다. 우리는 얼마나 바보였느냐? 우리는 그가 사는 꼴을 보고 미쳤다고 하였고 그의 죽음도 영예롭지 못한 것으로 보았다.

5 그런데 어떻게 저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 가운데 끼이게 되었으며 성도들 가운데 끼이게 되었는가?

6 분명히 우리가 진리에서 빗나간 길을 걸었고 우리에게 정의의 빛이 비치지 않았으며 우리 위에는 태양이 일찍이 떠본 적이 없었구나.

7 우리는 인적조차 없는 황야를 걸어온 셈이다. 죄와 파멸의 길치고 걸어보지 않은 길이 없었건만 주님의 길은 알지 못하였다.

8 우리의 오만이 무슨 소용이 있었으며 우리가 자랑하던 재물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주었는가?

9 그 모든 것은 이제 그림자처럼 사라지고 뜬소문처럼 달아나 버렸다.

(<지혜서> 5장 1-9절)

의로운 이는 홀로 살아가는 이가 아니라, 더불어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홀로 자기 욕심으로 살아가는 이가 의로운 이가 될 순 없습니다. 더불어 자기 내어줌으로 살아가는 이만이 의로운 이가 될 수 있습니다. 의로운 이는 그리 강해 보이지 않습니다. 민중과 더불어 약하고 힘없는 자들 사이에서 함께 울고 우는 그런 사람입니다. 강자의 눈에 보인 의로운 이는 어리석고 무력하며 초라해 보일 수 있습니다. 때론 조롱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어찌하면 남을 이기고 이용하여 더 많은 것을 누리며 살 것인가, 그것만을 생각하는 이들 앞에서 자기 내어줌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이의 삶은 작고 초라해 보이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참 신기해할 것입니다. 힘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데 너무나 당당히 자신들에 맞서 싸우는 그 생명력에 놀랄 것입니다. 도대체 이루는 것 하나 없이 항상 자신들에게 지고 있는데 쉼 없이 일어나 다시 맞서고 맞서는 그 죽지 않는 생명력에 놀라고 놀랄 것입니다. 처음엔 그 모습이 바보 같아 조롱했는데 어느 순간 그 모습이 바로 그들이 죽지 않는 생명력임을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바로 하느님과 더불어 있는 이만이 누리는 그 죽지 않는 생명력 말입니다. 하느님을 벗어나, 홀로 누리고 살겠다는 이에겐 경험할 수 없는 생명력이지요. 

더 높고 화려한 성전에 더 높고 화려한 것으로 하느님에게 영광을 돌리면 그것이 불의한 것이든 부당한 것이든 기뻐 받으시는 분이 하느님이라 그들을 생각하나 봅니다. 하느님을 자기 자신과 같이 생각하는 것이지요. 이기적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홀로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좋아하고 필요하다면 뇌물에 기뻐하고 뇌물로 해결하며 살아가는 그런 자신들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하느님은 낮고 낮은 자에게 다가와 그 낮은 자들에게 자신의 뜻을 담은 분이십니다. 아프고 힘든 삶으로 다가와 그 삶에 자신의 뜻을 담아 사시며 그렇게 철저하게 우리와 더불어 있겠다는 분이십니다. 높고 화려하고 웅장함보다 낮지만 아프고 힘든 이들의 벗으로 그들과 더불어 울고 웃겠다는 분이십니다. 그런 분이 부당하고 더러운 뇌물과 야합으로 만들어진 제물에 기뻐하지 않음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그들이 그렇게 웃으며 홀로 누리던 것들은 어느 순간 그림자와 같이 사라지고 그들을 둘러싼 이런저런 듣기 좋은 이야기들도 뜬소문처럼 사라져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중에도 고난 속 아파하고 힘들어하지만 쉼 없이 일어나는 그 생명력으로 홀로 기쁨이 아닌 더불어 모두의 기쁨을 향해 맞서던 그 의로운 이의 영혼은 죽지 않고 우리 가운데 항상 살아 남아 또 다른 생명의 희망이 되겠지요. 

하느님 나라의 참된 영광 앞에서 더러운 재물은 아무런 힘도 되지 못합니다. 죽어가는 이의 옆에서 따스한 국물 한 그릇이 되어 죽어가는 영혼에 생명이 된 그 사랑이 오히려 하느님 나라의 참된 영광 앞에서 벗이 됩니다. 더러운 재물로 다가가려는 하느님 나라를 향한 악덕한 강자들의 길은 영광의 길도 빛의 길도 아닌 죽음의 길이고 어둠의 길입니다. 그림자처럼 빛 앞에서 무력하게 사라질 어둠의 길입니다.

의로운 이의 죽지 않은 그 생명, 고난이지만 벌이 아닌 하느님 나라를 향한 상으로의 여정, 우린 얼마나 그 의로운 이의 삶에 그리고 그 고난의 길에 충실한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우선 너무나 부족한 나란 사람부터 말입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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