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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강학회

더불어 좋음의 길을 가고 있어야 합니다. (더불어 신학으로 읽는 성서3)

by Daechilyus Ambrosius Magnus 2021. 4. 11.

"그러면 선을 행한 이들은 부활하여 생명을 누릴 것이고, 악을 저지른 이들은 부활하여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요한복음서> 5장 29절)

선을 행한 이들은 좋음을 행한 이들입니다. 서양 사람들의 말은 좋음 것과 선한 것이 같습니다. 라틴어 말 성경에도 이 구절은 좋음을 행한 이들이라 되어 있습니다. 헬라말로 된 원문 신약 성서에도 좋음을 행한 이들이라 번역할 수 있는 말로 쓰여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 사람의 말에는 좋음과 선함은 다릅니다. 좋음이 선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좋음이 선할 수도 있습니다. 차이는 무엇일까요? 나만 좋으면 나쁨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만 좋으려 살면 나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남이 나로 인하여 아프고 힘들 수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더불어 모두가 좋으면 그 좋음은 선함입니다. 나만 좋지 않고 더불어 좋은 삶을 살아가는 이는 선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1975년 4월 9일 인력당 사건으로 여정남 등의 생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억울한 재판으로 죄도 없이 사람이 여럿 죽었습니다. 국제적으로도 큰 슬픔에 잠긴 날입니다. 사법 질서가 무너지고 죄 없는 이들이 죽은 날이기에 스위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법학자회는 이 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참 아픈 날입니다. 당시 민주화 운동을 한다는 것은 이와 같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죽기도 했습니다. 그들이 만일 홀로 자기 혼자 좋은 삶을 살았다면 절대 이런 죽음을 당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당시 한국 사회에서 나름 고학력자이기에 제법 잘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름 큰소리치며 살 수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왜 이들은 그 길을 가지 않고 죽을 수 있는 길을 갔을까요? 바로 그 길이 더불어 모두에게 좋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1919년 4월 11일은 임시정부 수립일입니다. 3.1혁명의 그 기운으로 그 민중적 열망 속에서 드디어 이 땅 역사상 첫 민주정부가 들어선 날입니다. 왕정도 귀족정도 아닙니다. 왕이 주인이고 귀족이 주인인 그런 국가가 아니라, 모두가 주인 되는 나라, 더불어 우리 모두가 주권을 가진 그런 나라가 시작된 날입니다. 비록 일제강점기였습니다. 현실적으로 이 땅의 역사는 일제에 의하여 좌우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린 무엇이 정말 있어야 할 것이고 무엇이 정말 제대로 된 길인지 알았습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이들은 희생하며 임시정부에 참여하였습니다. 일제에 부역하면 잘 살 수 있을 지식인들이 그 편한 길을 두고 험하고 험한 길을 기꺼이 걸었습니다. 왜일까요? 그 길이 더불어 모두에게 좋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나만 좋으라고 독재와 손을 잡고! 나만 좋으라고 일제와 손을 잡고! 그렇게 나만 좋으라 소유를 늘이고 권력을 높이는 곳에 하느님이 더불어 있으실까요? 아닐 것입니다. 그곳은 부활의 자리가 아니라. 심판 받아야할 죄인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좋음을 위하여 살아가는 부활의 자리가 아니라 나 홀로 좋음을 위하여 살아가는 심판받아야 할 자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선한 이, 더불어 좋음을 위하여 살아가는 이에게 부활이 있을 것입니다. 죽어도 죽지 않고 우리 가운데 한 목숨이 되어 살아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죽지 않은 목숨의 자리에 하느님께서도 더불어 함께 있으시리라 믿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예수 홀로 좋음을 위함이 아니라. 더불어 좋음을 위한 걸음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우리도 나 홀로 좋음의 길에서 벗어나 더불어 좋음의 길로 나서야 합니다. 그때 우리도 예수의 부활, 길에 더불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리 성당 열심히 다니고 교회 열심히 다녀도 홀로 좋음을 위한 나쁨의 길에 있다면, 기억해야 합니다. 예수는 홀로 좋음을 위하여 오신 분도 부활하신 분도 아니십니다. 

유대칠 암브로시오 

2021 0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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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더불어 우는 철학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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