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르트의 『방법에 대한 이야기』 1부
유대칠 (오캄연구소) 옮김
데카르트는 이 책을 프랑스어로 Traite de la methode, 즉 ‘방법에 대한 논구’라고 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는 가르치려 하기 보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 나는 데카르트 전문가가 아니라, 아마츄어이기에 틀렸다면 이해해주기 바란다. 내 생각에 데카르트는 가르치는 교육을 위하여 이 책을 쓴 것이 아닌 것 같다,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 같다. 그런데 우린 이 책을 ‘방법서설’이라고 이야기한다. ‘서설’이란 말의 한문 뜻이 있지만, 그냥 편한 이야기라고 우리가 일상에 쓰는 말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서 그냥 쉽게 ‘이야기’라고 번역해 본다.
이곳의 글은 발췌 번역이다. 계속 이어가면 어쩌면 완역이 될지도 모르겠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다빈치 커피 2층에 오면 데카르트를 번역하겠다. 번역이라기 보다는 내가 본 것을 우리말로 전해 드리겠다. 수준이 너무 낮다. 욕하지 말아주길 바란다. 나는 맘이 약하다.
옮긴 글
이 이야기(discours, 서설)는 조금 길어서 쉽사리 한번에 모두 읽기는 힘들기에, 그냥 편하게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읽으면 된다. 1부에선 모든 학문들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2부에선 저자가 추구한 방법이 가지고 있는 주요한 규칙이 드러날 것이다. 3부에선 저자가 이러한 방법으로 선택한 도덕의 몇 가지 규칙이 드러날 것이다. 4부에선 저자가 신과 인간 정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하여 사용했던 근거, 즉 달리 말해서 저자가 생각한 형이상학의 근거가 드러날 것이다. 5부에선 저자가 탐구한 자연학의 여러 문제들의 순서와 특히 심장의 운동과 의학에 속하는 어려움들에 대한 설명이 드러날 것이며, 그뿐 아니라, 우리 영혼과 짐승의 영혼 사이에 차이에 대해서도 드러날 것이다. 마지막으로 6부에선 저자가 자연 탐구를 더욱 더 진전해서 요구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및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가 드러날 것이다.
제 1 부
양식(bon sens)은 이 세상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결같이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그것을 충분하게 나누어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점에선 만족하지 않아도, 적어도 양식에서 만큼은 자신이 가진 것 그 이상의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선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잘 판단하고, 참된 것을 거짓된 것으로 부터 가려내는 능력, 이러한 것을 원래 양식이라든가 아니면 이성이라고 부르며 이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태어나면서 부터 동일하다는 것이 증명됨 셈이다. 그리고 우리가 서로 다른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은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이성적(raisonnales)이어서라기 보다는 서로 다른 길로 자기 생각을 이끌기 때문이며, 동일한 대상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훌륭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그 정신을 잘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대한 영혼은 위대한 덕행을 이룰 수 있으나, 엄청난 악행을 범할 수도 있다. 그리고 걸음이 느린 사람이라 해도, 똑바른 방향으로 걷는다면, 뛰는 사람이 일직선의 길에서 벗어나 달리는 것보다 더 앞서서 나아갈 수 있다.
나를 두고 이야기해보자. 나 자신의 정신이 어떤 면에서 다른 어떤 사람보다 더 완전하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러한 생각보다 나는 더 자주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의 빠른 회전력이나 선명하고 뚜렷한 상상력 혹은 풍부하고 생생한 기억력을 나도 남들 만큼이나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 또한 정신의 완전성을 이룸에 있어, 앞서 이제 말한 여러 성질 이외의 것을 나는 모른다. 왜냐하면 이성 혹은 양식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며, 여타 다른 짐승들과 구별되게 하는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며,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것을 온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점에서 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견해, 즉 동일한 종(espece) 가운데 개체(individus)는 그 우유(accidents, 우연히 더해진 것)에 의하여 다소 차이를 가지고 있으나 그 형상(formes) 혹은 본성들에 있어서는 어떤 차이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그 견해를 따르고 싶다.
그러나 나는 망설임 없이 바로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나는 제법 운이 좋은 사람이란 사실이다. 즉 어린 시절에 나는 이미 어떤 길을 찾아내 그것에 의하여 몇 가지 견해와 격률에 이를 수 있었고, 또한 이러한 것으로 부터 하나의 방법(une methode)을 만들어 냈단 점이다. 이 방법에 의하여 나의 인식의 폭은 점점 커지고 마침내 평범한 내 정신과 얼마 남지 않은 내 생애가 허락하는 가장 높은 지점에 까지 조금씩 나의 인식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다시 말해, 나는 이미 그러한 방법으로 많은 성과를 냈으며, 내가 나에게 내리는 판단에서는 언제나 자만보다는 불신으로 기울러지려 노력한다해도, 철학자의 눈으로 모든 사람들의 온갖 행동이나 시도를 볼 때, 그것들이 거의 공허하고 부질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도, 진리의 탐구에 있어 내가 이미 이룩해 놓았다고 생각하는 진보에 대해 나는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미래에 대해서도 큰 희망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으며, 순수하게 인간의 힘만으로 이루어 놓은 일 가운데 진정 좋고 유익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선택한 것이라고 감히 생각할 정도였다.
당연히 나도 잘못 생각하고 있을 수 있다. 내가 황금이나 다이아몬드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은 구리나 유리 조각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자신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잘못 생각하고 있으며, 우리 친구들이 우리에 대해 호의적으로 내린 판단이 얼마나 믿을 수 없는 것인지 우린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서 나는 내가 지나온 길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또 내 삶을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것으로 그려 모든 사람이 각자가 그것에 대하여 나름대로 판단할 수 있로독 할 것이다. 바로 이런 방식으로 공론화함으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알게 되며, 그것을 나를 지도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여겨 지금까지 사용한 수단들 가운데 포함시킨 것이다.
그렇기에 여기에서 내가 의도하는 것은 이성을 잘 인도하기 위해 각자가 따라야 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의 이성을 인도하기 위하여 나 자신이 어떻게 하였는지를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남을 교육하겠다는 사람은 교육을 받는 사람보다 자시이 더 유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래서 그들이 작은 실수를 저지르면 그것으로 비난받아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하나의 이야기(une histoire)로 혹은 원한다면, 우화(une fable)로, 즉 그 가운데 모방해도 좋을 만한 것이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 글로 세상에 내어놓은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것이 어떤 사람에겐 유익하지만 누군가에겐 해로운 것이 아님을 기대하며, 모든 사람들에게 나의 솔직함에 좋은 맘을 가져주기 바라는 맘이다.
나는 어려서 부터 여러 학문을 익히며 자랐다. 그것으로 삶에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해 명료하고 확실한 앎을 얻을 수 있다고 들었기에 나는 그러한 것을 익히기를 희망하였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마치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학자들 가운데 서게 되자 곧 나는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공부하려 애썼지만 점점 나의 무지를 발견할 것을 제외하고는 어떤 유익함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회의와 당함함에 빠져들었다. 그런데 나는 당시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학교 가운데 한 곳에서 공부했으며, 이 세상의 유명한 선생이란 이들은 모두 거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바로 그곳에서 나는 다른 이들이 배운 모든 것을 익혔다. 그뿐 아니라, 나는 가르쳐주는 학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의 손에 들어온 진귀하고 흥미로운 온갖 종류의 학문이 담긴 책들을 모조리 읽었다. 또 나는 다른 이들이 나를 어떻게 평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선생들의 뒤를 이어 학교의 선생이 될 실력을 가진 이들이 몇몇 있었지만, 나는 내가 그들보다 못하다고 평가 받지는 않았다. 그리고 끝으로 뛰어난 정신을 가진 이들이 많은 것을 보아 우리의 세기는 이전의 세기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화려하고 풍성한 것 같았다. 이런 세기의 분위기는 나는 나 스스로 모든 다른 이들에 대하여 평가하며, 이 세상엔 내가 기대했던 것과 같은 그러한 학문이 없다 생각하는 것도 무방하게 하였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학과에 소홀이 한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 가르쳐주는 라틴어와 헬라어가 고전을 이해함에 있어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나는 또 재미난 우화는 정신을 깨워주며, 역사 속 기억할 만한 사건들은 정신의 양식을 제공하고, 또 역사를 주의 찬찬히 읽으며 판단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 모든 양서를 읽는 것은 그 책을 지은 잉기도 한 과거 가장 훌륭한 이들과 대화 처럼 지난 세기와의 친숙한 관계를 가지게 해 주며, 나아가 그들이 우리에게 자시글의 가장 좋은 사상을 보여주는 차분한 대화하는 것을 알았다. 또 나는 웅변술이 비길 데 없는 능력과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시 역시 마음을 사라잡아는우아함과 달콤함을 가지고 있고, 수학은 매우 정교한 정리들이 있기에 모든 기술을 쉽게 해 주며, 사람의 일을 덜어 주는데 크게 이바지 한다는 것, 또 호기심 많은 학구적인 사람들을 만족시켜주는데 기여하고 있음도 알았다. 그 뿐 아니라, 도덕을 다루고 있는 책들은 매우 유익한 많은 교휸과 유용한 덕에 대한 장려가 담겨 있고, 신학은 하늘 나라에 가는 길을 가르쳐 준다. 스콜라 철학은 모든 사물에 관하여 참답게 이야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학식이 모자란 사람들이 수도자의 신분을 가진 학자들을 존경하도록 하는 수단을 제공하였다. 또 법학 혹은 의학 혹은 이외 다른 학문들은 그것을 연구하는 이드렝게 명예와 부유함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모든 학문의 정당한 가치를 알기 위해 그리고 그 학문들에 속지 않기 위해, 가장 미신적이고, 거짓같은 것들 모두 다 새롭게 검토하여 알아주는 것도 좋은 것임을 나는 잘 알았다.
<계속 작업 중>
덕수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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